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의미있는 실적개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다. 그동안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총괄사장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2015년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뒤 주가가 곤두박질하기 시작해 지금껏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통망을 갖춘 패션기업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화장품 등의 성장도 가시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정유경 지원사격으로 올해 달라질까  
▲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왼쪽)과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여전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날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전날보다 400원 오른 6만5300에 장을 마쳤다. 2015년 8월 최고가인 16만3천 원을 보였는데 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2,6%의 낮은 영업이익률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상장이래 역사적인 저점 수준”이라며 “그동안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것에 비춰보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당자리는 대부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 유통망에서 몸집을 불린 뒤 다른 백화점으로 뻗어가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용중인 유통망 888개 가운데 백화점과 마트 등을 포함한 신세계그룹 계열 유통망은 497개로 과반을 넘어섰다.

이런 그룹차원의 관심은 오너일가의 지분율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지분 21.68%,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0.4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0.11%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을 전공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설립 초기부터 깊이 관여해왔다.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도 정 총괄사장의 남편이다.

하지만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성을 놓고 증권가가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의류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패션사업의 무게추가 유통망을 갖춘 기업들로 옮겨가기 시작한 덕분이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유통망이 있는 기업은 패션시장 재편 속에서 장악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매장 등으로 경쟁사와 차이를 벌릴 수 있을 것”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공격적인 출점으로 유통망을 대폭 확대하면서 패션브랜드를 포함한 매장수가 6%가량 늘었다.

확장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성 개선 여력도 높아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갭과 바나나리퍼블릭 등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구조조정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구조조정 효과로 올해 1~2월 들어선 성장률이 높은 한지릿수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영업적자가 100억 원 이상이었던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도 철수했다.

데이즈, 자주, 톰보이 등 자체브랜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패션브랜드 톰보이는 인수 이후 2016년 매출액 12%, 영업이익 15%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자회사가 됐다. 특히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의 전망이 밝다.

화장품사업도 그동안 부진했으나 올해 오산공장 설립으로 제조업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순항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적자를 지속했던 화장품브랜드 비디비치 역시 올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와 구조조정의 피크를 지나 성과와 비용 효율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등 각 사업부의 브랜드력은 과거보다 강화됐으며 화장품 등 신규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6%에서 올해 3.8%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조심스런 의견도 있다.

유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겠지만 초기에는 비용부담이클 것"이라며 "현재는 성과보다 불확실성을 더 지켜볼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