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이 렌터카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외형을 키워가고 있다.

표현명 대표는 통신전문가에서 렌탈기업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해 롯데렌탈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운영하고 있는 롯데렌터카가 국내 렌터카업계 최초로 보유차량이 16만 대를 넘어섰다.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통신연구원 출신 표현명, 롯데렌탈 경영능력 보여줘  
▲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
2016년 한해 동안 롯데렌탈은 보유차량이 2만3천여 대나 늘어났는데 이는 장기렌터카부문의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2016년 롯데렌탈의 장기렌터카사업의 규모는 2015년보다 40.5% 커졌다.

롯데렌탈의 실적도 대폭 늘어났다. 롯데렌탈은 2016년 3분기까지 매출 1조1363억 원, 영업이익 852억 원을 냈다. 2015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42.6% 증가했다.

롯데렌탈은 2016년 매출 1조5천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을 무리없이 달성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표현명 대표는 롯데렌탈을 키우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사실 렌탈업계 경력은 짧다.

고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통신전문가다. 2001년 KTF로 상무보로 자리를 옮겨 현장업무를 시작했다.

KTF에서 경영기획부서와 마케팅부서 등을 두루 거쳤고 KT와 KTF가 합병된 뒤에도 KT에서 승진을 이어갔다. 2012년 KT의 핵심파트로 불리는 T&C(텔레콤&컨버전스)부문 사장을 맡았는데 당시 이석채 포스코 회장의 경복고 후배여서 ‘이석채의 오른팔’로 불리기도 했다.

이 회장이 2013년 11월에 사퇴하면서 표 대표도 2014년 KT렌탈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KT렌탈은 KT의 비주력 계열사여서 사실상 좌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게다가 KT가 KT렌탈을 팔기로 결정하면서 표 대표는 임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KT렌탈은 2015년 6월 롯데그룹에게 인수돼 롯데렌탈로 바뀌었지만 표 대표는 실적으로 능력을 증명하며 대표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2015년 1조2877억 원의 매출을 내 2014년보다 20% 넘게 성장했다.

표 대표는 롯데렌탈을 키운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KT렌탈 대표에 취임했을 때부터 지인들이 모두 낯선 분야에서 잘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을 했다. 그러나 이동통신과 자동차렌탈사업은 본질적으로 기기에 서비스를 얹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같다고 보고 고객중심의 상품개발에 힘썼다.”

  통신연구원 출신 표현명, 롯데렌탈 경영능력 보여줘  
▲ 방송인 신동엽씨를 모델로 기용한 롯데렌터카의 광고.
그는 롯데렌탈의 구성원들의 융화에도 힘썼다. 롯데렌탈은 두번의 인수합병을 거쳐 롯데, KT, 금호의 직원들이 있음에도 내부갈등이 적은데 이는 표 대표의 공정한 인사원칙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 대표는 롯데렌탈의 해외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미 진출해 있는 베트남의 매출이 상승세에 있어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지역 진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렌탈이 아닌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 정보통신기술(ICT)기기를 렌탈하는 신사업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점차 물건을 ‘소유’하기보다는 ‘사용’한다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어 새로운 렌탈사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표 대표는 “미래에는 자동차 렌탈 수요가 늘겠지만 자동차 수요 자체는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의 공유경제 트렌드에 어울리는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해 현재 90%가 넘는 자동차관련 사업 비중을 줄여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