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도 내지 않는 등 조용히 한해를 시작하고 있다.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경쟁업체 총수들이 올해의 화두로 ‘혁신’과 ‘변화’를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르다.

  정용진 정유경, 올해 신세계 신사업 조기안착에 힘쓸 듯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와 이마트 모두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는 데다 그동안의 대규모 투자로 그룹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커진 만큼 올해는 신사업 안착 등 ‘안정’에 초점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올해 면세점, 복합쇼핑몰, 화장품 등 신규사업을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해 백화점과 면세점(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복합쇼핑몰(스타필드하남, 코엑스) 등 신규 매장을 열었고 화장품 사업(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브랜드사업(이마트), 소주사업(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이마트)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해 공을 들였다.

올해에도 12월 센트럴시티점 면세점을 열고 하반기 고양에 복합쇼핑몰 3호점을 개점한다. 상반기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인터코스의 합작법인을 통해 만든 화장품 브랜드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새로 매장도 확대했다”며 “올해는 내수절벽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새로 사업을 추가해 변화를 주는 것보다는 신사업을 안착하고 확대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그동안 신사업 투자 등으로 채무가 늘어나 재무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총차입금은 2011년 말 3조8천억 원에서 2016년 3월말에는 6조2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정용진 부회장은 정유경 총괄사장과 역할을 나눠 신세계그룹의 성장동력인 신사업을 안착하는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각각 맡아서 경영하고 있다.

  정용진 정유경, 올해 신세계 신사업 조기안착에 힘쓸 듯  
▲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물밑 경쟁을 펼치며 각자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 부회장은 2016년 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정용진 사업’에 힘을 실어줄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이마트의 자체브랜드와 복합쇼핑몰, 편의점 사업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사업의 경우 중국에서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만큼 신중을 기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면세점 경쟁력 강화와 화장품사업 조기안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지난해에도 공식적으로 신년사를 내지는 않았다”며 “따로 총수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투자계획 등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기조 등에 대해서도 따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투자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올해 사업방향 등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