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사진)가 2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에서 비전 2.0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자회사 ‘네오크바이오’를 통한 독립적 신약개발과 함께 사노피·GSK와의 연속된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화와 재정적 자립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상훈 대표는 2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비전 2.0은 단기 매출이나 주가보다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며 “기술이전, 글로벌 자회사 육성, 플랫폼 확장이 3대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전 1.0에서는 창업 이후 기업공개(IPO) 추진해왔는데 2.0에서는 신약 출시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에서 핵심은 미국법인인 네오크바이오가 꼽힌다.
ABL바이오는 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올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중항체 기반 ADC 개발 자회사 네오크바이오를 설립했다.
네오크바이오는 현재 ABL206, ABL209 등 차세대 ADC 신약후보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AACR 등 주요 학회에서 타깃 공개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기술이전과 임상 협력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이 대표는 “네오크바이오는 기술이전뿐 아니라 나스닥 상장이나 빅파마 M&A와 같은 엑시트 전략도 병행 가능한 구조”라며 “ABL바이오 본사에는 장기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BL001 등을 개발하고 있다.
ABL001은 파트너사인 컴퍼스테라퓨틱스를 통해 임상 2·3상 탑라인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담도암 2차 치료제로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 신약 출시로 인한 영구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며 “ABL001은 기존 2차 치료제 대비 탁월한 반응률을 입증하고 있어 향후 1차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도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ABL바이오는 단기적인 실적보다 플랫폼과 파이프라인 중심의 중장기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ABL001의 허가, 네오크바이오의 성과, BBB 셔틀의 확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신약개발 플랫폼인 그랩바디의 사업화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2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비전 2.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유튜브 갈무리>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2022년 1월 사노피에 파킨슨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 질환 치료 이중 항체 후보물질 ABL301을 10억6천만 달러(한화 1조4600억 원) 규모로 수출했다.
임상 2상에 진입하면 사노피로부터 추가로 마일스톤을 받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도 올해 4월 그랩바디-B 플랫폼은 기술이전됐는데 이를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뇌로 전달할 수 있는 BBB 셔틀 기술은 글로벌에서도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아이오니스와 공동연구한 RNA 기반 BBB 셔틀 연구도 곧 국제학술지에 투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그랩바디-T와 관련해서도 최근 병용요법을 통해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랩바디-T란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차세대 이중항체 면역항암 플랫폼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플랫폼을 적용한 이중항체 ‘ABL111’(지바스토믹)를 아이맵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최근 병용요법에 대한 의미 있는 임상시험 결과를 확보했다”며 “특히 위함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유일한 클라우드18.2 표적 치료제 ‘졸베툭시맙’과 비교해 약효는 물론 독성에 있어서도 뛰어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기술이전에 대해서도 현재 여러 제약사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이전 시점에 대해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복수의 모달리티(의약품 작용방식)와 타깃에 대해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논의 중인 기술이전들도 대부분 MTA(기술이전 계약 전 단계인 물질이전계약) 없이 검토되고 있어 기술 자체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5년 말부터는 지금과는 다른 수준의 기업가치가 형성될 것”이라며 “단기간에 기술이전을 발표하기보다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의미 있는 거래를 성사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