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카지노 호황에 전환사채 대규모 전환, 김기병 재무 부담 한숨 돌리나

▲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 회장이 카지노 호황에 따른 전환사채 대규모 전환으로 이자비용 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기병 대표이사 회장이 롯데관광개발 이자비용 부담을 한시름 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카지노 사업부문 호황으로 전환사채(CB) 전환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전환사채가 대규모 전환됨에 따라 25일 보통주 50만8240주 추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올해 전환사채 전환으로 추가 상장된 주식 수는 7월11일 193만5067주와 6월26일 54만2998주, 6월13일 34만1350주, 5월22일 1만5646주다.

이처럼 롯데관광개발 전환사채 전환이 활발한 배경에는 최근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있다. 카지노 사업부문 실적이 상승하며 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지노는 롯데관광개발 2024년 연결기준 매출 가운데 62%를 차지한 주요 사업부문이다. 시쳇말로 카지노 호황이 롯데관광개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2분기 연결기준 시장기대치는 매출 1546억 원과 영업이익 271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3.2%, 영업이익은 359.8% 늘어난 수치다. 카지노 실적의 주요 지표인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6652억 원, 방문객 수는 14만8천 명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상승세에 롯데관광개발 주가도 반응하고 있다. 1월 7천 원대로 떨어졌던 주가는 7월 1만8700원까지 올랐다.

롯데관광개발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평균은 1만2727원이다. 주가가 상승하자 전환사채 전환도 활발해졌다. 전환사채 대규모 전환으로 김기병 회장은 실적 부담을 한시름 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높은 금융비용 탓에 순손실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수익 4715억 원과 영업이익 390억 원을 냈음에도 순손실 1166억 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 1516억 원을 포함한 금융비용으로 1673억 원을 지출했다. 순손실은 2020년 821억 원에서 2021년 2010억 원, 2022년 2247억 원, 2023년 2023억 원, 2024년 1166억 원으로 지속됐다.

이처럼 높은 이자 부담을 지고 있는 이유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건설 당시 차입금 규모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2020년 제주도에 문을 연 제주드림타워에 사업비 1조7천억 원 규모를 투입했다.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호황에 전환사채 대규모 전환, 김기병 재무 부담 한숨 돌리나

▲ 사업비 1조7천억 원을 들여 2020년 문을 연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롯데관광개발>


1분기 말을 기준으로 롯데관광개발은 장단기 차입금 8947억 원과 유동성사채 10억 원, 유동성전환사채 2158억 원, 전환사채 166억 원을 안고 있다. 부채비율은 639.3%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적 개선이 계속돼 전환사채가 추가 전환될 경우 이자 부담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잔여 전환사채가 모두 연내 전환될 것을 가정하면 2026년 이자비용은 2024년보다 약 3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026년 중에는 분기 순손익 턴어라운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관계 개선세에 힘입어 카지노 호실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드림타워 인지도 상승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제주 카지노 업장 집중적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병 회장이 추가적 지분 희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전환사채 상환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과 가족, 계열사 동화투자개발 등의 지분율은 2024년 말을 기준으로 39.44%다.

실제로 롯데관광개발은 1분기 전환사채 55억5천만 원 규모를 조기에 상환했다. 30일까지는 903억 원 규모의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은 존재하나 구체적 전환 여부나 상환 계획을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