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추진해온 인도 자회사 ‘CJ다슬’의 상장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인도 물류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과 기업가치 저평가 흐름을 감안해 상장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J대한통운 물류 저평가에 CJ다슬 인도 상장 '일단 멈춤', 신영수 인도 사업 확장 지연되나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인도의 물류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고, 이를 활용해 글로벌 물류망 확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 인도법인 CJ다슬의 현지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CJ대한통운 >


신영수 대표는 인도의 물류 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큼, 시장 환경이 개선됐을 때 인도 증시의 문을 다시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인도 시장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026년 CJ다슬의 상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다슬의 최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물류 시장은 최근 불황을 겪고 있다. 

마힌드라로지스틱스, TCI익스프레스, RVC, AAJ 등 인도 현지 물류그룹은 지난해부터 인프라 개선과 디지털 전환에 집중했지만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마힌드라로지스틱스는 2024년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TCI익스프레스 역시 2024년부터 순이익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물류 시장이 겪는 문제는 단기 실적 부진만이 아니다. 

지난친 도로에 의존, 통합이 더딘 철도·항만·공항 인프라, 주별 상이한 규제와 통관 절차 등 복잡한 시스템이 물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때문에 물류 비용은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주간 운송을 할 때 반복되는 검문과 서류 작업, 통행세 납부 등은 비용 부담을 높이고, 운송 시간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꼽힌다. 디지털 시스템 도입도 더딘 상황이다. 

운송·재고·창고 관리 시스템의 통합 부재는 전반적 공급망 계획 수립과 신속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유정열 코트라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프라 관련 다양한 정책 시행 등 표면적으로 인도 시장은 투자와 수익 회수 기회가 많아 보이나, 실제로는 다양한 법률, 정책, 행정, 노무 등의 이슈로 사업적 손실 리스크가 크다”며 “한국 기업 진출 범위가 작아, 의사소통이 원할하고 업무형태가 유사한 한국 협력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증시 상장이 늦춰지면 CJ대한통운의 인도 사업 확장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금 조달 지연으로 인도 내 물류 인프라 확장, 첨단사업 투자, 시장 신뢰 확보 등의 측면에서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통한 자본 유입이 늦춰지면 사업 확장이나 신사업 진출, 기존 인프라 재개발 등 성장 전략 부문에서 방어적으로 변할 수 있다. 특히 인도 물류시장은 경쟁사들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시장 선점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CJ대한통운이 인도 사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CJ대한통운 물류 저평가에 CJ다슬 인도 상장 '일단 멈춤', 신영수 인도 사업 확장 지연되나

▲ CJ대한통운이 인도 법인 CJ다슬의 현지 증시 상장을 당초보다 늦춰 내년에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 CJ대한통운 >


CJ다슬은 본래 인도 현지 물류기업 다슬로지스틱스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2017년 CJ대한통운이 570억 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 뒤 회사 이름을 ‘CJ다슬’로 변경하고 CJ대한통운의 인도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가 됐다.

CJ다슬은 2024년 기준 매출이 8250억 원 규모로, 미국법인(1조3742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해외 법인이다. CJ다슬의 매출은 2018년 대비 배 이상 성장했다.

인도는 2023년부터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올라선 데다, 25세 미만 인구가 40%를 차지하고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해 ‘넥스트 차이나’로 불린다.

인도 물류시장 성장률 역시 연평균 10% 이상으로 추산된다.

신 대표는 지난 5월 440억 원을 들여 CJ다슬의 지분을 56%까지 확대하며 경영권을 강화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2026년 CJ다슬의 인도 증시 상장을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이 다슬에 투자할 당시 다슬의 환산 기업가치는 4천억~5천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2026년 상장이 예고되어 있으며, 신주 발행을 통해 추가 투자를 집행해 외형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