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어닝시즌, AI 대규모 투자 성과 '실적으로 증명' 시험대 오른다

▲ 미국 빅테크 기업 어닝시즌이 임박했다. 2분기 실적에 생성형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성과가 어느 정도로 반영되어 있을지가 투자자들에 당위성을 인정받는 데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임박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의 당위성을 주주들에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21일 “알파벳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와 시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사업이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파벳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23일 콘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도 8월1일까지 연달아 실적 발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환율 변동과 인플레이션 등 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진 상황에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들이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다른 빅테크 기업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마켓워치는 “알파벳은 인공지능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 및 누가 가장 큰 성과를 거둘지에 시장이 관심이 더욱 집중된 상황에서 실적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알파벳은 구글 검색광고를 비롯한 주요 수익사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경쟁 기업들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검색엔진 대신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챗봇으로 정보를 얻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인공지능 챗봇은 구글 검색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알파벳 실적에 갈수록 위기를 더할 것으로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챗GPT와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인공지능 챗봇이 이용자들의 정보 검색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며 이는 구글 검색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반독점 규제로 검색 광고 수익을 창출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만 투자기관 트루이스트는 마켓워치에 “인공지능 경쟁이 알파벳에 부담을 키우고 있지만 검색엔진 시장은 아직 구글이 지키고 있는 중요한 전장”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구글이 다른 경쟁사들 대비 인공지능 기술에 필요한 데이터를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콘텐츠 기업과 협력 관계가 탄탄하다는 점도 우위 요소로 지목됐다.

이러한 경쟁력이 실제로 2분기 실적에 반영돼 구글의 막대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역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과 클라우드 등 주력 사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로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 증명해야만 한다.

만약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투자 대비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미국 증시에 반영된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빠르게 힘을 잃을 수도 있다.

마켓워치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비용이 풍선처럼 불어나면서 주주들은 사업 전략의 투명성과 미래 수익성에 대한 보장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