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키움투자자산운용 김기현의 절치부심, "새로운 전략형 상품으로 ETF 새 판 짜겠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진행한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새롭게 선보이는 전략형 시리즈의 첫 번째 상품이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는 21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진행한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전략을 내놓았다.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는 단순히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또 다른 상품이 아니라 ETF사업 새 출발과 상품 철학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내 ETF시장은 전략형 상품으로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키움운용은 투자자의 실질적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형 ETF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왔고 오늘 선보이는 상품은 키움운용 전략형 ETF 시리즈의 첫 번째 상품이다”고 말했다.

앞서 2002년 한국 ETF시장 선발주자로 출발해 국내 주식과 채권형 ETF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회사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장에서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직접 행사장을 돌며 먼저 참석자들을 한 명 한 명 찾아 인사를 나눴다. 

키움운용이 앞으로 ETF시장에서 파생형, 전략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점유율 반전을 꾀하겠다는 들뜬 포부를 내놓았다.

보통 참석자들이 대표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간담회장의 모습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키움운용이 이날 소개한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는 미국 기술주 100종목과 대표적 안전 자산인 미국 단기채에 동시에 투자하면서 손실을 제한하고 주식 상승장 수익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세계 최초로 ‘프로텍티브 풋’ 옵션 복제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장] 키움투자자산운용 김기현의 절치부심, "새로운 전략형 상품으로 ETF 새 판 짜겠다"

▲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상무가 21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진행한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새 ETF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프로텍티브 풋 전략은 시장 상황에 따라 하락 위험을 방어하고 상승 기회에는 함께 수익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옵션이다. 대표적 옵션 전략인 커버드콜과 상반된 구조로 하락 방어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키움운용의 이번 상품 설명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이 옵션을 ‘복제’하는 구조로 설계·운용한다는 점이다. 월 2% 수준에 이르는 비싼 풋옵션 매매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는 월간 단위 수익보존 목표를 설정한다. 그 뒤 한 달 동안 매일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수익률이 이 방어선보다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자산비중을 조절한다.

예를 들어 미국 기술주와 미국 단기채에 각각 50대 50 비중으로 자산을 배분했다가 증시가 내리면 기계적 손절매매를 하고 증시가 오르기 시작하면 주식을 더 사들이는 방식이다.

결국 투자자산 배분을 조정해 ‘안전판’을 구축하는 것이다. 주식 비중은 최대 95%까지 높일 수 있다.

최근 국내 ETF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커버드콜 상품과 차별화된 새로운 파생형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는 파생형 구조로 설계됐지만 자산으로 현물 주식과 채권을 담고 있어 월배당도 가능하다. 실제 안전자산인 미국 단기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배당이 나스닥100 지수 투자 상품보다 높게 나올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기현 대표는 2025년 1월 회사 ETF 브랜드를 KIWOOM으로 일괄 교체하면서 “국내 ETF시장이 치열한 경쟁 속에 재편되면서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분기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올해를 ETF사업 큰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 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월배당형 ETF로 성과를 냈던 이경준 상무를 영입하고 ETF운용본부와 마케팅 조직을 신설하면서 대대적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번 ETF는 김 대표가 구원투수로 영입한 이경준 ETF운용본부장 상무의 첫 상품이다.

이 본부장 중심으로 새로운 ETF본부가 출범한 뒤로도 장장 5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이경준 본부장은 “이번 상품은 키움운용의 ETF 리브랜딩 뒤 첫 상품으로 키움 ETF 새로운 출발의 첫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키움투자자산운용 김기현의 절치부심, "새로운 전략형 상품으로 ETF 새 판 짜겠다"

▲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상무(오른쪽)와 오동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 본부장은 키움운용 합류 뒤 첫 상품 상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을 두고 “남들 따라하기 식으로 상품을 빨리 낼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키움운용의 ETF가 앞으로 지향할 방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프리젠테이션 첫 화면을 새하얀 도화지 배경으로 한 것도 키움운용의 새 출발에 의미를 담아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운용은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투자자의 자본축적기부터 인출기까지 이르는 생애주기 사이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으로 키움운용에서 출시하는 모든 상품들은 당장 시장의 유행을 따르기보다 투자자들의 실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전략형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키움운용의 ETF시장 점유율 등 수치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도 “올해 하반기에서 2026년 상반기까지는 키움운용의 투자철학을 전달하는 상품을 제대로 구축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뚝심을 보였다.

키움운용은 17일 기준 국내 ETF시장 순자산이 4조7514억 원으로 집계된다. 시장 점유율은 2.15%로 업계 7위를 보이고 있다.

키움운용은 2024년 말만 해도 ETF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들어 한화자산운용에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또 함께 ETF시장 중위권 경쟁을 펼치던 신한자산운용(8조4281억 원, 3.82%) 한화자산운용(6조3700억 원, 2.89%)과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키움운용의 이번 상품은 미국 기술주 성장성과 시장 방어적 전략을 동시에 구현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원하는 변동성에 민감한 투자자 또는 안정적 수익 흐름을 추구하는 투자자에 적합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키움운용은 앞으로도 시장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ETF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며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