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그룹 시너지를 통한 상품 차별화 전략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트럼프 호재’에 우주방산부터 조선, 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들을 담은 회사 간판 ETF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받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방산그룹' 시너지 상품 효과 톡톡, 김종호 ETF 점유율 확대에 힘 받아

▲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방산 등 그룹 특화 테마형 ETF를 등에 업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받고 있다.


다만 국내 ETF시장 중위권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특정 산업분야에 쏠린 그룹 상품 의존도가 높은 점은 장기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기도 한다. 한화자산운용이 ‘방산 명가’에서 나아가 기술투자 특화 운용사로 자리매김에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ETF시장에 상장된 973개 상품 가운데 2025년 수익률 1위와 2위를 모두 한화자산운용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은 올해 들어 8일까지 106.51%, ‘PLUS 한화그룹주’는 101.05% 올랐다. 5개월여 만에 2배 수익률을 올린 ‘히트 상품’이 2개나 된다.

이밖에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방산’(52.66%) ‘PLUS 우주항공&UAM’(50.67%)도 올해 국내 ETF시장 수익률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그룹 핵심사업인 방산 특화 상품들로 올해 상반기 국내 ETF시장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조치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동안 한화그룹 방산주는 관세 영향에서 비켜난 종목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 여기에 한화오션 등 조선,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까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정책 수혜를 고루 받으면서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방산과 조선, 원전을 2025년 확실한 주도주로 꼽았다. 

정 연구원은 “방산과 조선, 원전은 미국 정부가 한국과 전략적 협력을 원하는 대표적 산업인 동시에 관세 불확실성 안전지대에 놓여있다”며 “한국 방산은 동유럽과 중동 등 주력시장에서 상당기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조선도 트럼프의 알래스카산 LNG선 발주 등 수혜로 수년 동안 실적 개선 기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자산운용은 그룹주 선전으로 ETF시장 점유율 경쟁에도 힘을 받고 있다.

8일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4조3979억 원으로 집계된다. 그룹 계열 특화 상품 효과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여 만에 키움투자자산운용(4조1438억 원)에 내줬던 6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ETF 순자산 성장세도 좋다. 
 
한화자산운용 '방산그룹' 시너지 상품 효과 톡톡, 김종호 ETF 점유율 확대에 힘 받아

▲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과 'PLUS 글로벌방산'이 2025년 들어 8일까지 각각 106.51%, 52.66%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ETF 순자산이 31,5% 늘었다. 이는 국내 ETF시장 전체 순자산 증가율(10.3%)의 3배 수준이다.

신한자산운용(23.3%) 키움투자자산운용(12.6%) NH아문디자산운용(6.41%) 등 수년 동안 경쟁해온 국내 ETF시장 점유율 중위권 운용사들과 비교해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한동안 그룹 계열 시너지 상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ETF시장 중위권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ETF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ETF 브랜드를 기존 ‘‘ARIRANG’에서 그룹 금융상품 공동 브랜드(LIFE PLUS)에서 따온 ‘PLUS’로 교체하면서 기술투자 특화 운용사를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그룹의 방산, 우주항공 등 핵심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상품군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첨단기술 테마 상품군 확대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을 비롯해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이 모두 지난해 ETF 브랜드를 바꾸고 올해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올해 ETF시장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서고 하나자산운용이 NH아문디자산운용을 앞서 8위로 진입하는 등 중위권 순위변동이 계속되고 있다.

김 대표는 2024년 8월 한화자산운용이 ETF 리브랜딩으로 전환점을 마련한 시점에 경영총괄로 합류했다. 그 뒤 9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김 대표는 1970년생으로 면목고,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그 뒤 미국 하버드대 부동산 석사, 미시간대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화생명 전략투자사업부에서 대체투자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화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2012년 한국투자공사(KIC)로 자리를 옮겨 대체투자본부장,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지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