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4일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한 모습. < HDC현대산업개발 >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은 총공사비 9천억 원이 넘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HDC타운’을 내세우며 도시정비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은 5월 홍보관 개관 및 합동설명회를 거쳐 6월 중순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에 이어 올해 2번째 10대 건설사 사이 ‘빅매치’가 펼쳐지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에 건설업계 시선이 몰리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정비창전면 제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번지 일대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 동, 공동주택 777세대, 오피스텔 894실, 판매·근생시설 및 업무시설을 짓는 공사다. 예정 총공사비는 조합 제시 기준 9558억 원에 이른다.
두 건설사는 지난 15일 입찰 뒤 곧바로 파격적 제안을 잇달아 내세우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3㎡당 공사비 858만 원, 총공사비 9244억 원과 함께 공사기간 42개월을 제안했다. 최저 이주비는 조합원당 20억 원(LTV 150%), 사업비 금융조건은 CD+0.1% 금리를 제시했다.
또 한강변을 따라 단지 내 초고층 타워들을 잇는 국내 최장 330m 길이의 스카이라인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사업명을 ‘더라인 330(THE LINE 330’으로 정하고 모든 조합원이 100% 한강조망을 누릴 수 있는 평면특화 설계를 준비한다.
이에 맞서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 894만 원, 총공사비 9099억 원, 공사기간 47개월을 제시했다. 최저 이주비는 조합원당 16억 원(LTV 160%), 사업비 금융 조건은 CD+0% 금리를 제안했다.
또 국내 재개발사업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인 1조5천억 원 이상의 사업촉진비를 제시하고 포스코이앤씨 자체 신용보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하는 등 빠르고 안정적 사업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두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특히 정경구 사장은 3년여 만에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형 수주전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2월 초 롯데건설과 맞붙었던 경기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대형사와 경쟁을 펼친 마지막 수주전이었다.
이와 달리 포스코이앤씨는 수년 동안 도시정비사업에 대폭 힘을 주면서 최근 대형 사업지에서 경쟁입찰을 펼친 경험을 갖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사 선정 총회 기준으로 지난해 1월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과, 지난해 3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에서 현대건설과 수주전을 펼쳤다.
도시정비사업 영업에서는 치열한 수주전을 거친 노하우는 수주 경쟁력에서 무시하지 못할 요소로 꼽힌다. 특히 1조 원이 넘는 대형 사업장에서는 수주전을 치러본 경험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 사장으로서는 용산 금싸라기 땅에 1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수주전이 기회임과 동시에 부담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영향에도 뒤이어 4200억 원 규모의 관양현대 재건축사업과 2800억 원 규모의 월계동신 재건축사업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울렸다.
다만 1조3천억 원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을 꺾는 등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2위와 잇따라 시공권을 놓고 다툰 포스코이앤씨의 최근 경험이나 성과 등에서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이 오랜 수주경쟁 공백을 깨고 용산전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다면 HDC현대산업개발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을 확실히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1월 대형 사고 이후 1년 전보다 5천억 원가량 감소한 1조307억 원의 연간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이어 2023년에는 경영 기조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면서 1건, 1794억 원의 신규수주를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조3332억 원으로 신규수주 규모를 회복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의 결과에 따라 올해 2조 원 이상의 수주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 HDC현대산업개발 >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강원 원주시 단계동 단계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4369억 원)과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4구역 재개발사업(4196억 원)으로 도시정비 신규수주 8565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만으로도 1조7천억 원대 이상으로 올라설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신안산선 붕괴사고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과거 광주 학동 사고 관련 영업정지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하고 광주 화정 사고와 관련한 행정처분도 앞둔 상황이다.
이처럼 과거 사고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로 수주 경쟁력을 보이면 정 사장으로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위치한 용산에 ‘HDC타운’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은 24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지를 직접 찾으면서 랜드마크를 세우고 제안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했다.
대표이사가 도시정비 사업지를 방문하는 것은 조합원들에게 실행력을 담보로 한 신뢰를 보여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만큼 정 사장이 ‘안방’으로 여겨지는 용산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용산은 HDC현대산업개발에게 단순한 사업지가 아닌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와 경험이 축적된 터전”이라며 “용산에서 아이파크몰, 철도병원부지, 공원 지하화 등 다수의 성공적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HDC타운을 조성해 조합원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