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확대경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신규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냈고 올해는 사업확장을 위해 또 입찰에 뛰어들었는데 신세계DF는 강남 진출에 성공했지만 HDC신라면세점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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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
신세계DF는 17일 대기업에 배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승자 3곳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면세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HDC신라와 SK네트웍스를 제쳤다.
이번 특허심사에서 면세점 입지가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의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현대백화점과 롯데그룹이 양강으로 꼽히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 SK네트웍스가 다툴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시내면세점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오히려 HDC신라면세점이 앞섰지만 HDC신라면세점은 코엑스 주변에 입지를 정해 현대백화점에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DF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차별화된 면세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센트럴시티 일대를 개별 관광객의 중심지로 만들고 그 수요를 서초, 강남뿐 아니라 전국으로 전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이번 특허확보로 신세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면세점사업을 키울 토대를 마련하며 경영능력도 증명했다.
정 총괄사장은 올해 4월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과 오빠인 정재용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유하던 신세계 지분을 맞교환해 독립경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인 면세점을 어떻게 키워내느냐가 정 총괄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면세점사업에서 매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은 외형성장과 함께 이익개선의 기회를 잡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첫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5월 개점이후 빠르게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10월에 일매출 20억 원을 낸 데 이어 11월에는 21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황이 좋지 않지만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온라인매출이 하루 5억에서 6억 원으로 늘어났고 단체관광객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브랜드 입점률이 90% 미만이기 때문에 입점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일매출이 30억 원 이상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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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번 특허획득에 실패해 면세점사업에서 롯데면세점을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HDC신라면세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내 강남으로 진출한다면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롯데면세점의 독주를 견제할 대항마로 부상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7월 정몽규 회장과 의기투합해 서울 시내면세점을 따내면서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사장 입장에서는 용산에 문을 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이번 특허획득 실패가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빠르면 12월에 월간 기준으로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에 HDC신라는 특허를 놓치고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을 재탈환하면서 면세점 사업의 격차를 줄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신라면세점 시장점유율은 26.4%, HDC신라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1.6%로 둘을 합쳐도 아직 30%가 되지 않는다. 반면 1위 롯데면세점은 시장점유율 47.3%로 앞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