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트럼프 정책 방향 예측 어려운데 한국 정치 상황 불확실성 더 키워"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한국의 외교 정책에 큰 불확실성을 남길 것이라는 블룸버그 논평이 나왔다. 3월22일 서울 종로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더라도 한국에 큰 상처를 남기는 일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블룸버그의 논평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한미일 동맹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데다 북한의 핵 위협도 커지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을 빠르게 극복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24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사회에 큰 균열을 불러왔다”며 “이러한 흉터가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다수로부터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돼도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와 외교 관계를 재편하려 시도하며 한국이 큰 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점을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군사 동맹도 불안한 처지에 놓인 만큼 한국 정부의 긴밀한 대응이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와 관계 없이 앞으로 한국 정부가 지정학적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는 불투명해졌다”고 바라봤다.

윤 대통령 탄핵으로 가장 영향을 받을 분야는 한국의 대외 정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북한 및 국제정치 전문가로 꼽히는 에드워드 하웰 옥스포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윤 대통령의 부재는 한미일 동맹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며 그가 한미일 동맹 강화에 기여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은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라는 관측을 덧붙였다.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대표가 최근 한미 동맹과 안보를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지만 과거 반일 운동을 지지하거나 중국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언급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대외 관계에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자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일이 우선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대통령에 권한이 크게 집중되는 현재의 정치 체계를 바꿔내기 위한 변화가 필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민주주의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수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