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론·출판 자유' 위협하나, 월스트리트저널 비판적 논평에 소송 예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비판적 논평에 반발해 언론사 및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이와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논평을 낸 월스트리트저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그는 더 나아가 언론과 미디어, 출판사를 소송 대상에 포함하겠다며 미국을 위해 이와 관련한 법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트루스소셜 계정에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을 이해할 수 없고, 이전에도 이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하는 25%의 수입 관세가 미국 자동차 제조 중심지인 미시간주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논평에 반발한 것이다.

그는 관세 정책이 미시간은 물론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 부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이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올린 글에서 “익명의 취재원을 활용해 글을 쓰는 저자와 출판사, 언론사 전체를 상대로 언젠가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취재원에 기반한 글은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만들어내 지어낸 글에 불과하다며 저자들이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언젠가 우리는 새로운 법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언론사와 출판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거나 이들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 가능성을 제시하며 엄포를 놓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그가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글이 모두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 대응이 추진될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각으로 25일 논평을 내고 미국의 관세 인상이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자동차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연구기관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의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제조사들에 요구하는 미국 내 제조공장 건설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가격 인상이 자연히 관련 업계의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고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과 달리 월스트리트저널 논평에는 익명의 취재원이 등장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계기로 자신에게 비판적 논조를 보이는 언론사와 출판사, 저자들을 전반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 논평은 꾸준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해 왔다”며 “이를 역사상 가장 멍청한 무역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