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MD 부사장 빌 엔 "매년 컴퓨팅 수요 20배 늘어, 하이브리드 본딩은 차세대 반도체 필수"

▲ 빌 엔 AMD 부사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빌 엔 AMD 부사장이 컴퓨팅 수요가 앞으로 매년 20배 이상씩 증가할 것이며, 이를 감당할 전력효율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엔 부사장은 이를 위해 반도체 제조에서 첨단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이상의 기술과 패키징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필수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가 활용한 소프트웨어 혁신, 빛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 기술인 실리콘 포토닉스 등의 기술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빌 엔 AMD 부사장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AI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발전하고 있으며 혁신이 필요하다"며 “AI에 치즈가 떨어지지 않는 피자 레시피를 부탁하면, ‘피자 치즈에 풀을 바르세요’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성형 AI는 알고리즘 개선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며, AI 학습을 위한 컴퓨팅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과거 1.2년마다 컴퓨팅 수요는 2배 씩 늘어왔지만, 현재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챗GPT3와 4를 사용하며 20배 씩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AI 학습은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며, 전력 소모 역시 함께 늘어나게 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는 2021년 8천 개에서 2024년 1만655개 까지 늘었다. 올해 이후에는 데이터센터의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의 데이터센터는 약 75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한 번에 사용한다.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 1만 개는 전 세계 전력의 4%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2030년 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전력 공급이 더 늘어나지 않는 한 서울시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데이터센터에 투자해야하는 수준”이라며 “제타스케일까지 가면 원자력 발전소 한 곳이 더 있어야 데이터센터가 운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자력 발전소를 데이터센터를 위해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그는 전력효율에 혁신이 있어야만 AI 발전이 가능하고, 이를 가능케 할 기술로는 하이브리드본딩 패키징과 GAA를 넘어서는 반도체 제작 기술을 꼽았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은 ‘핀펫’ 공정에서 ‘GAA’ 공정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적용한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고 성능 23% 향상시켰다.

엔 부사장은 GAA를 뛰어넘는 공정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펫에서 GAA까지 발전시키고 있는데 그 이상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발전이 있어야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력효율 혁신을 위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역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 웨이퍼 사이의 직접 연결을 가능케해, 전력효율을 극대호화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그는 “첨단 패키징의 핵심은 3D 하이브리드 본딩”이라며 “집적도를 높여 전력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고 구리로 본딩해 효율적 연결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반도체 기술인 포토닉스 기술 역시 전력효율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AI ‘딥시크’가 활용한 것처럼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통한 전력 효율 개선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알고리즘 개선으로 목표에 필요한 학습량이 줄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으로 분석된다.

그는 “칩은 AI 반도체에 탑재되고 이는 서버 랙에 장착되며, 랙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간다”며 “이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살펴 보고 포토닉스, 패키징, 메모리 등 여러 기술을 통해 발전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