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슨의 주요 지식재산(IP) ‘마비노기’의 모바일 버전이 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긴 개발 기간과 1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제작비에도 이용자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기에는 눈높이를 맞추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 흥행 시험대 올라, 김동건 1천억 투자에도 불안한 출발

▲ 넥슨은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을 3월2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전날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 모바일’의 출시일을 오는 3월27일로 확정했다. 

이날 김동건 데브캣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게임의 콘텐츠와 자세한 정보를 공개했으나 초기 이용자들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분위기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지난 2004년 출시 이후 20여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 IP를 활용한 신작이다.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팬들의 기대감이 컸지만 이용자들은 쇼케이스 이후 그래픽 수준과 콘텐츠 완성도에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2020년대 최신 모바일 게임들과 비교해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일반적으로 개발 기간이 긴 게임들은 대체로 이용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픽 기술과 장르가 빠르게 변하는 게임 시장에서 개발이 길어질 경우 최신 유행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그 사이 높아진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비노기 모바일’ 역시 이러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개발을 맡은 데브캣 스튜디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데브캣은 2004년 첫 번째 작품인 ‘마비노기’의 성공과 후속작 2010년 ‘마비노기 영웅전’의 성공으로 단숨에 주목 받은 개발사다. 2020년에는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고 김정주 넥슨 회장과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협력으로 분사됐다.
 
마비노기 모바일 흥행 시험대 올라, 김동건 1천억 투자에도 불안한 출발

▲ 데브캣이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 이미지. <넥슨> 


다만 2010년 이후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신작을 선보이지 못했다.

2019년 출시한 ‘어센던트 원’도 약 반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현재까지 서비스 중인 작품은 없는 상황이다.

신작 출시 전까지 매출이 없는 개발사 특성상 2023년에는 3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개발 중인 마비노기 모바일이 오랜 개발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출시가 연기되면서 넥슨 내외부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개발 기간과 투입된 비용을 놓고 보면 AAA급(대규모 예산을 투자한 대작) 게임과도 견줄 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PC˙·콘솔과 비교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은 편인 모바일 게임이라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하면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브캣은 2021년 9월으로부터 올해 1월3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1040억 원의 운영자금을 차입했다.

국내 게임 개발비가 1천억 원을 넘는 사례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정도에 불과하다. 일부 차입금이 게임 제작 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대작임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이번 마비노기 모바일의 흥행여부가 데브캣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00년 넥슨에 입사한 뒤 20년 넘게 넥슨에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게임 개발자다. 2004년 출시된 마비노기의 초대 팀장을 맡아 성공시키면서 회사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았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마비노기의 아버지이자 데브캣 스튜디오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데브캣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는 마비노기 모바일이 유일하다”라며 “투입한 시간과 비용이 막대한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