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딥시크 등장이 반도체 파운드리와 HBM 등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딥시크와 엔비디아 로고.
이를 계기로 딥시크의 뒤를 따르려는 소규모 인공지능 모델 개발이 더욱 활발해지며 관련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 공상시보는 5일 “올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딥시크가 미칠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TSMC가 지난해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TSMC 주가는 딥시크 출시에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감소 가능성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딥시크는 엔비디아 고사양 반도체를 활용하지 않고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로 알려졌는데 오픈AI ‘챗GPT’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서비스와 맞먹는 성능을 보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딥시크 출시를 계기로 대중국 반도체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할 가능성도 파운드리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 전반에 부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하지만 공상시보는 딥시크가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전체를 뒤흔들 만한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 관측을 전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신제품 ‘블랙웰’ 출시 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수요를 보이고 있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실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상시보는 디지타임스리서치 및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을 종합해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인공지능 및 데이터서버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업의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도 함께 증가하며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공상시보는 딥시크 등장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 속도를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다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의 분석도 전했다.
궈밍치 연구원은 딥시크가 단기간에 크게 주목받으며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에서 이와 유사한 오픈소스 기반 모델을 개발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주도하던 인공지능 기술 개발 추세가 소규모 모델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결국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여러 기업으로 다변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궈밍치 연구원은 데이터서버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 기술 개발도 딥시크 등장을 계기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 PC용 프로세서 출시를 앞당기도록 유도해 TSMC에도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이어졌다.
딥시크 등장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전반에 예기치 못한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다만 공상시보는 당분간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 강화가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 가장 큰 변수로 남아있다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