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 공급망 '트럼프 관세' 영향권, 삼성·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반사이익 기대

▲ 애플 중국 공급망이 미국의 관세 영향을 받게 되면서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IT부품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중국에서 대부분 아이폰을 제조하는 애플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국내 IT부품 업체들은 애플의 중국산 부품 채용 감소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수입품 추가관세 10% 부과로 애플 아이폰의 올해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애플 아이폰 생산 조립의 85% 이상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10%의 추가 관세에는 아이폰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이 추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왐시 모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연구원은 “관세 영향으로 미국에서 아이폰 가격이 3% 오른다면, 아이폰 판매는 5%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 판매 감소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애플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국내 부품 업체들은 ‘트럼프 관세’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측면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는 것을 가속화하는 동시, 향후 중국산 부품 비중을 낮출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 중국 공급망 '트럼프 관세' 영향권, 삼성·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반사이익 기대

▲  대만 타이베이 애플스토어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은 지난해 중국 카메라모듈 경쟁사 추격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LG이노텍이 장악했던 애플의 고사양 카메라모듈 공급망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코웰의 아이폰 탑재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웰은 이미 애플 아아폰용 전면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 가운데 가장 큰 납품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후면 카메라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중국 서니옵티컬이 올해부터 애플 카메라모듈 공급망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이노텍이 애플 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산 IT 부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예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갈등이 확산됐을 때 중국산 카메라 모듈이 애플 공급망에서 아예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에 따라 LG이노텍 카메라 수익성이 훼손됐다”며 “하지만 향후 미 중 분쟁 판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트럼프의 추가 관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는 현재 애플의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BOE의 점유율이 2023년 3분기 8%에서 2024년 3분기 15.7%까지 상승하는 등 점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중국이 3년 내 전체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막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OLED 품질을 높이는 동시 가성비를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며 “2028년 이후에는 OLED 매출에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디스플레이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OLED 산업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미국 하원 ‘중국 공산당 전략 경쟁 특별위원회’는 2024년 9월 미국 국방부에 중국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업체들을 규제 대상 업체로 등록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대상 미국의 규제 확대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혜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직접적 수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