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 위치한 블랙록 본부.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블랙록이 '넷제로 자산운용사 협의체(NZAM)'에서 탈퇴했다고 보도했다.
NZAM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협의체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필립 힐데브란트 블랙록 부회장은 "NZAM 회원 자격은 블랙록의 관해과 관련해 많은 혼란을 야기했고 이는 다양한 공공기관들의 법적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공화당은 블랙록 등 기후 협의체에 가입한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한 공세를 강화해왔다. 지난해 12월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글로벌 기후협의체들이 담합을 한 증거들을 발견했다며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11월에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 뱅가드 등을 공정경쟁 위반 혐의로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정치권의 압박에 JP모간 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 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연이어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기후정책 강화를 주장하는 진보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트레이시 루이스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블랙록의) 이번 탈퇴는 앞서 그들이 2020년과 2021년 내놓은 발언들이 그저 마케팅을 위한 보여주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정치권을 달래기 위해 탈퇴 릴레이가 이어지는 오늘날에야 이들 금융기업의 진짜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2월에도 다른 국제 기후협의체 '기후행동100+'에서 탈퇴하고 관련 활동을 축소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블랙록은 외신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NZAM 탈퇴는 고객을 위한 제품 및 솔루션 개발 방식이나 포트폴리오 관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블랙록은 적극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다른 투자 리스크와 함께 기후 리스크를 계속 중요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