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반도체 업황에 지나친 '낙관론' 경계, "수요 정체되면 변동성 커져"

▲ HBM 수요가 전체 메모리반도체 업황 변동성을 만회하기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HBM 수요가 정체되면 일반 D램 또는 낸드플래시와 같은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HBM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HBM 수요 증가가 수익성 회복에는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업황 부진의 영향을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은 23일 “현재 마이크론 주가는 고점 대비 약 44% 떨어졌다”며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잠재력을 고려하면 매수에 나서기 좋은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모틀리풀은 마이크론 주가 하락 배경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업황 부진을 들었다.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큰 변동성을 나타내 마이크론과 같은 제조사 실적 및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실적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업황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큰 폭으로 좌우된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고사양 메모리반도체인 HBM 수요가 내년부터 크게 증가하며 이런 상황을 바꿔낼 잠재력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HBM은 단가와 수익성이 높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 규모가 올해 160억 달러 안팎에서 2028년 640억 달러, 2030년에는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자체 예측을 제시했다.

그러나 모틀리풀은 HBM 수요 증가를 주도하는 인공지능 열풍이 마이크론과 같은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을 크게 덜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대부분의 메모리반도체는 업황 변동에 따라 단가와 수익성이 모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급 과잉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틀리풀은 “마이크론과 경쟁사들이 판매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대부분 소비재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 가격 변동이 크다”며 “공급 과잉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도 수요와 공급 상황에 계속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HBM 수요 급증을 예측해 생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만약 수요가 정체된다면 HBM 역시 일반 메모리반도체와 유사한 업황 변동성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