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포함해 계열사 4곳이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지선 회장이 가장 큰 이득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단일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지주사 지분율을 크게 늘리면서다.
 
현대백화점그룹 통 큰 밸류업 톺아보니, 정지선 배당만 50%가량 늘어났다

▲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포함해 계열사 4곳에 대한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 배당 규모가 확대되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90억 원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밝힌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밸류업’을 통해 정지선 회장을 포함한 현대백화점그룹 오너 일가가 상당한 이익을 볼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에서 모두 143억 원을 배당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발표한대로 배당 규모가 확대되면 정 회장이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금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요 계열사 3곳에서 배당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2곳에서만 배당을 받는다.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을 7월에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자녀 등에게 전량 증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 회장이 확보하게 될 배당은 지난해와 비교해 1.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로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내년부터 결산 배당과는 별도로 100억 원 이상을 반기 배당하기로 했다.

2027년까지 연간 배당을 500억 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주환원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대주주들에게 유리한 주주환원 확대 계획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는 지분율이 적기 때문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소액주주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9.97%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3년 3월 현대그린푸드가 인적분할하면서 존속법인으로 남은 회사다. 이름을 현대그린푸드에서 현대지에프홀딩스로 변경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현대지에프홀딩스(옛 현대그린푸드)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42.9%, 정지선 회장 지분율은 12.7%였다.

하지만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면서 정 회장의 지분이 크게 늘고 소액주주 지분은 절반 이상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정 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율은 39.7%다. 정 회장은 2022년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배당금 26억 원을 받았지만 지난해 배당금이 124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현대지에프홀딩스 배당금으로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91억 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은 26억 원을 받아갔다. 지난해 전체 배당금 312억 원 가운데 241억 원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간 것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목표대로 연간 배당이 500억 원까지 확대된다면 정지선 회장은 배당으로 200억 원 안팎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교선 부회장은 146억 원, 정몽근 명예회장은 42억 원 정도까지 배당금이 늘어난다.

현대백화점도 현대지에프홀딩스와 동일한 주주환원 방안을 내놨다. 내년부터 100억 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2027년까지 연간 배당을 500억 원까지 확대한다.

현대백화점의 지분율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는 조금 다르다. 지분 51% 정도를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다.

정지선 회장이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위해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를 통해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넘기면서 2022년 기준으로 17.09%였던 정지선 회장의 지분율은 지난해 1.77%로 크게 줄었다.

정지선 회장이 지난해 현대백화점에서 받아간 배당금은 5억 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모두 284억 원을 배당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통 큰 밸류업 톺아보니, 정지선 배당만 50%가량 늘어났다

▲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7년까지 연간 배당을 500억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배당 규모가 500억 원으로 확대되면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왼쪽)이 받는 배당금은 91억 원에서 146억 원으로,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26억 원에서 42억 원으로 증가한다.


현대백화점이 2027년까지 연간 배당금을 500억 원까지 확대한다면 정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9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정교선 부회장과 정몽근 명예회장은 현대백화점 주식을 들고 있지 않다.

정 회장이 2022년 결산배당으로 받은 금액은 52억 원가량이다. 지분율 하락 때문에 현대백화점에서 받는 배당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받은 배당이 100억 원가량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손해를 보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신설법인 현대그린푸드도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

현대그린푸드도 내년부터 반기 배당 100억 원 이상을 추진한다. 2027년까지 연간 배당을 200억 원으로 늘린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10억 원을 배당했다.

현대그린푸드도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상황이 비슷하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현대그린푸드 소액주주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4.0%를 기록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주식 38.1%를 들고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정지선 회장이 2대 주주로 지분 12.7%를 가지고 있었지만 7월에 보유 지분 전량을 증여했다. 정교선 부회장과 정몽근 명예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공개매수할 당시 주식을 모두 넘겼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그린푸드에서 14억 원을 배당받았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