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인호 한양 대표이사가 취임 첫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 대표는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발생할 꾸준한 실적을 토대로 건설사업 실적 안정성을 챙기고 에너지사업을 확장하는 데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호 한양 도시정비로 실적 안정성 높여, 건설과 에너지 투트랙 힘 실려

▲ 최인호 한양 대표이사가 취임 첫해 양호한 도시정비사업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 부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거쳐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개4구역 재개발은 인천 부평구 부개동 13-5번지 일대 지하 2층~지상 25층, 13개 동, 아파트 1299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부개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0년 대림산업(옛 DL이앤씨)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지역 교회와 협상 등에 난항을 보이며 추진이 지연됐다. 부개4구역 재개발조합은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겪은 DL이앤씨와 결별을 결정한 뒤 새 시공사를 찾고 있다.

조합은 최근 지역 교회와 이주협상을 마치고 사업 재개를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납부된 입찰보증금을 활용해 본 철거를 시작하기 위한 사전철거 작업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 공사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시공사를 찾은 부개5구역(2013세대·7342억 원) 재개발사업 규모를 고려하면 수천억 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11월 말로 예정됐다.

15일 마감한 부개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한양은 두산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해 이수건설과 수주전이 성립했다.

한양과 두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브랜드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부개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 획득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보면 한양과 두산건설은 모두 30위 권에, 이수건설은 80위 권에 위치한다.

최 대표는 취임 첫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데 부개4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올해 3번째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노린다.

한양은 올해 7월과 8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327세대·1천억 원)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 1-1구역 재개발사업(700세대·1800억 원)에서 잇따라 시공사로 뽑혔다.

한양은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부산 도시정비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행신 1-1구역 재개발사업은 최근 경쟁입찰 가뭄 속 성립된 수주전에서 두산건설을 제치고 따낸 사업장이다.

일감 확보 측면에서 최 대표에게 도시정비사업의 중요성은 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한양이 시공사로 선정됐거나 본계약을 맺은 주택사업 도급액인 4조2천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조9천억 원이 도시정비사업 물량이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공급 실적에서 가장 중요했던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지 분양(한강 수자인 오브센트)이 호조를 보인 점도 최 대표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는 경기 김포시 북변동 184번지 일대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 동, 모두 3058세대로 조성된다.

한양의 핵심 분양 사업지인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북변4구역 주택재개발사업)’는 9월 진행한 청약에서 특별공급(999세대) 평균 경쟁률 2.20대 1, 1·2순위(1145세대) 평균 경쟁률 8.97대 1을 기록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2천 세대를 넘었다는 점은 고려하면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 8일부터 진행된 정당계약, 예비입주자 추점·계약에 이어 선착순 계약 시작 첫날인 20일까지 빠르게 완판에 성공하며 분양일정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도시정비사업인 만큼 시공사인 한양의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미분양 걱정 없이 공사를 진행해 실적을 낼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 사업 계약잔액(8969억 원)은 상반기 말 한양 전체 수주잔고(4조2208억 원)에서 가장 많은 20% 이상을 차지한다.

한양은 올해 상반기까지 ‘천안풍세(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기본도급액 5342억 원)’, ‘청량리역 192(한양수자인 그라시엘·2863억 원), ‘대구 송현2 재건축(한양수자인 더팰리시티·2156억 원)’, ‘화성향남 A1-1블록(향남역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1588억 원)’ 등 대규모 공사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매출 공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도시정비사업의 비중을 고려하면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 등이 실적을 다시 끌어올릴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779억 원, 영업이익 2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조1317억 원, 영업이익 456억 원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더 나은 반면 매출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한양은 대형 프로젝트 대부분이 2024년 상반기에 준공하면서 단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주 상당 부분이 상대적으로 분양이 양호한 정비사업으로 구성돼 있고 공사가 본격화할 북변4구역 재개발의 수익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양 관계자는 “올해 고양 재개발사업, 부산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의 성공적 분양으로 높아진 수자인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한양 도시정비로 실적 안정성 높여, 건설과 에너지 투트랙 힘 실려

▲ 전남 여수시 묘도 LNG허브터미널이 들어설 '묘도 에코에너지허브' 조성계획 조감도. <한양>


최 대표는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건축주택부문 안정성을 토대로 새 에너지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은 전남 여수 묘도 LNG터미널(동북아 LNG 허브터미널)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업비 1조4천억 원 규모의 여수 묘도 LNG 허브터미널은 건축주택사업에 이어 에너지사업을 주력으로 삼겠다는 한양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양 전체 매출에서 건축주택부문은 56.0%, 인프라(에너지·토목)부문은 23.5%를 차지하고 있다.

여수 묘도 LNG 허브터미널은 전남 여수시 묘도 27만여㎡의 간척지에 모두 1조4362억 원을 투자해 LNG 저장탱크 3기, 10만 톤급 전용항만, 수송 배관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2027년 말 완공해 2028년부터 본격 운영해 20년 동안 여수·광양만 권역에 매년 300만 톤 규모의 산업용 및 발전용 LNG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 시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의 지분은 한양이 60%, GS에너지가 40%를 들고 있다.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사업은 한양과 GS에너지 및 전남도, 여수시 등이 11월 주주 간 계약을 맺은 뒤 내년 1월 지방자치단체의 자본금 출자를 거쳐 본격적으로 터미널 공사가 진행된다.

11월 주주 간 계약 및 내년 1월 자본금 출자 뒤에는 전남도와 여수시가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에 주주로 합류하고 2800억 원 규모의 지역활성화 투자펀드가 사업에 투입된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민간이 발굴한 사업을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이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펀드를 말한다.

한양은 올해 1월 재무금융실장을 맡아온 최 대표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이에 앞서 이왕재 에너지부문장과 이종태 건설부문장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DL이앤씨에서 영입했다. 에너지사업 투자를 앞두고 재무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주력 부문의 사업 전문성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