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상장 연기에 토스 속내 복잡, 이승건 내년 IPO 추진 변수 커졌다

▲ 케이뱅크 상장 연기에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속내가 복잡해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변수가 생긴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케이뱅크가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기업공개 시기 등 상장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 안팎에 따르면 하반기 대어로 꼽힌 케이뱅크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연기하면서 기업공개 시장 전반을 향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은 1주일 전 마감한 케이뱅크 수요예측에서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범위(9500~1만2천 원) 하단이나 그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 참여 규모 자체도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같은 금융플랫폼 산업군에 속해 있는 만큼 케이뱅크 상장 불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상장 연기에 토스 속내 복잡, 이승건 내년 IPO 추진 변수 커졌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케이뱅크 상장 연기로 2025년 기업공개 추진에 변수가 커지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2월 케이뱅크와 비슷한 시기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상장 시기를 두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케이뱅크가 2024년 상장을 계획한 만큼 시장의 반응을 살피면서 일정과 조건 등을 조율하는 전략으로 읽혔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주관사들과 구체적 상장 일정과 관련된 논의를 본격화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케이뱅크가 시장의 부정적 반응에 상장을 2025년으로 연기하면서 이 대표의 상장 계획 역시 외부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을 안게 된 셈이다.

케이뱅크가 2022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두고 싸늘한 평가를 확인한 점도 이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를 5조 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2022년 첫 번째 기업공개 추진 당시(약 7조 원)보다 눈높이를 낮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기업가치가 여전히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기업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을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도 2021년 상장 뒤 지금까지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당시 상장에 크게 흥행하면서 상장 초기 시가총액이 4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는 10조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업공개를 준비하면서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차별성을 강조해왔다.

토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토스뱅크에 더해 증권, 보험, 간편결제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갖추고 있는 핀테크기업으로 인터넷은행과 기업가치를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케이뱅크 상장 연기에 토스 속내 복잡, 이승건 내년 IPO 추진 변수 커졌다

▲ 카카오뱅크가 주가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케이뱅크가 기업공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실제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이 8조 원대로 케이뱅크(약 3조619억 원)와 차이가 크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9조 원에서 20조 원까지 언급되면서 적정가치를 두고 견해 차이가 큰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경쟁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관한 평가가 미치는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1982년생으로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창업 7전8기 만에 비바리퍼블리카를 세웠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8년 글로벌벤처캐피털로부터 8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국내 핀테크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유니콘기업에 올랐다. 유니콘기업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뜻한다.

이 대표는 그 뒤 2019년 해외투자 유치에서 2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2021년에는 비바리퍼블리카를 기업가치 8조 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웠다.

2022년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서 기업가치를 9조 원 안팎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0조 원이 넘는 가치를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핵심 계열사가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 개선 등 내부가치를 높이는 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2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 준비를 본격화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기업공개 일정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적절한 시기가 언제일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