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용 OLED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OLED 양산 시점도 다소 늦춰질 것이란 시장조사업체 분석이 나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은 현재 IT용 OLED의 최대 고객사로 꼽히는데,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높은 가격과 태블릿의 긴 교체주기 등이 OLED가 잠재된 아이패드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디스플레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트렌드포스 로드쇼 코리아'에서 삼성디스플레의 8.6세대 IT용 OLED 양산 시점이 2027년 1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가 목표로 제시했던 양산 시점인 2026년에서 다소 늦춰지는 셈이다. 반면 중국 BOE는 당초 계획대로 2026년 4분기 8세대 OLED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4월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2026년까지 4조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IT용 올레드의 유리 기판을 기존 6세대급(1.5m×1.8m)에서 8.6세대급(2.25m×2.6m)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앞으로 노트북과 태블릿에 OLED가 탑재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중국 BOE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늦은 2023년 12월에 11조6천억 규모의 8세대 IT용 OLED 투자를 시작했고, LG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IT용 8세대 OLED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IT 제품군의 OLED 침투율이 당초 기대보다 더뎌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OLED 양산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해외 시장조사업체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26년 8.6세대 IT용 OLED 양산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시작도 늦었고, OLED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 BOE가 먼저 양산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OLED 패널 출하량 전망치를 1천만 대에서 67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OLED의 높은 가격으로 태블릿 교체 수요를 예상만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도 올해 8월14일 “하반기 OLED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OLED 기술을 IT 시장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인텔, 퀄컴 등 다양한 시스템 파트너들과 협업해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패드용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는데, 기대보다 못한 수요에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뒤 OLED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태블릿과 달리 노트북에서는 OLED 수요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이르면 2026년 첫 OLED 맥북 프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순위 OLED 공급처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거론되고 있다.
DSCC 측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일부 패널 공급업체는 IT OLED 수요가 더 강해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IT OLED 공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며 “다만 아이패드에서 일어나는 일이 맥북에서도 반드시 동일하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