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폰 궤도 오르면 삼성전자 뒤처질 것” 전망 나와, 생태계 경쟁력 격차

▲ 영국 런던 애플 스토어를 방문한 소비자가 아이폰16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인공지능(AI) 사업 본궤도에 오르면 삼성전자나 구글과 같은 선도업체가 오히려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외신 전망이 나왔다. 

애플이 다양한 형태 전자기기 기반을 갖춘 데다 운영체제(O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와 통합 수준도 높아 경쟁력이 강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애플이 진정한 의미에서 인공지능 회사로 탈바꿈하면 삼성전자나 구글이 애플과 같은 속도로 새 기능을 출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다양한 형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인공지능 기술을 여러 기기에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지목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고 있으며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할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 거론됐다. 

삼성전자나 구글이 인공지능 부문에서 시장을 선점했던 효과를 애플에 내줄 수도 있다는 평가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나 구글은 운영체제가 분산돼 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가 긴밀하게 통합돼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아이폰과 같은 제품에 도입하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애플은 올해 9월에 와서야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인공지능 관련 기능은 나라별로 도입이 늦춰진 상황이다. 

애플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력이 업계 선두보다 2년 정도 뒤처졌을 수 있다는 회사 내부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에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한 ‘갤럭시S24’를 발빠르게 출시했다. 

구글도 자체 인공지능 챗봇인 제미나이를 실은 ‘픽셀9’을 올해 8월 내놓아 애플과 인공지능폰 경쟁에 앞서 나갔다. 

그러나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와 애플와치 등에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하면 인공지능 기기 경쟁에서 삼성전자나 구글을 따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애플이 재정 측면에서 잠재력이 상당해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고도화하거나 관련 기업 인수에 유리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과거 애플이 지도 서비스 분야에서 구글에 밀렸다가 다수 기업을 인수합병해 기술력을 높여 격차를 좁혔던 전례도 소개됐다. 

애플이 아직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최신 모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점도 향후 애플 기기 판매가 늘 수 있음을 시사하는 요소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최근 애플 주가가 인공지능 기대감을 반영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고 짚으며 “현재 경쟁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서 애플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바라봤다. 

애플 주가는 18일 직전 거래일보다 1.23% 오른 235달러로 장을 마감한 뒤 장외거래에서 소폭 내렸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