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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IT수요 부진에 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신사업 성과 가시화 '아직'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9-30 1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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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IT수요 부진에 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신사업 성과 가시화 '아직'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3월16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삼성전기>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세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2025년 3월 말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데, 계속된 실적 부진이 장 사장의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장 사장은 소형 전고체 배터리, 반도체 글라스 기판 등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으나,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삼성전기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기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가 통상적으로 IT 성수기임에도 높아진 재고로 인해 IT부품 주문 증가가 제한적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는 주요 고객사가 스마트폰, PC 기업이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부품으로 일반 PC에는 약 1천개, 스마트폰에는 100여 개의 MLCC가 탑재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재고는 4주 수준으로 건전한 편이고, 전분기 대비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엔저 영향에서 벗어나 가격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IT 수요 부진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보다 부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4분기는 3분기와 비교해 비수기인 데다, 연말 재고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PC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도입됨으로써 MLCC 판매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제품 평균 판매단가는 오히려 소폭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세트 제조사의 높아진 재고에 관한 경계감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평년 대비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예상된다”며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은 1910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2258억 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 3월16일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둔 장덕현 사장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인 셈이다.
 
삼성전기 IT수요 부진에 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신사업 성과 가시화 '아직'
▲ 2024년 하반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업황이 과거 호황기에 비해 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래팩 비즈니스포스트>
장 사장은 2022년 3월 삼성전기 대표로 취임한 이래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2년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IT 수요 침체에 타격을 입기 시작했으며, 2023년에는 MLCC 판매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기도 했다.

2021년 1조4869억 원이었던 삼성전기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828억 원, 2023년 6394억 원 수준까지 2년 연속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약 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자동차용 전장 부품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삼성전기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MLCC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는 분야는 서버인데,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4.9%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 사장이 힘을 주고 있는 소형 전고체 배터리,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등 신사업은 2026년은 돼야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장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동률 90%, 재고일수 4주 등을 고려할 때 현재 MLCC 시황이 나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5G 스마트폰, 전기차 등 전방 수요가 이끌었던 지난 호황기와 비교할 때 현재 호황 강도는 약하고, 삼성전기의 서버 매출 비중이 제한적인 점이 아쉽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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