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신차 생산' 르노코리아, 노사 갈등에 '판매 반등' 물 건너가나

▲ 4년만의 신차 생산으로 판매 실적 반등을 노리는 르노코리아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르노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르노코리아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올해 4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며 실적 반등을 기대했지만,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부분파업에서 전면파업으로 전환하며, 생산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5월 ‘2024년 임금·단체협약’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3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이 제시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3천 원 인상 △신차 출시 격려금 등 성과 격려금 300만 원 지급 △생산성 격려금 △임금피크제 개선 △노사화합 비즈 포인트 등이 포함됐다.

노조는 지난 6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전체 조합원의 64.8%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1853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120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노조는 지난 10일 대의원 회의를 열어 부분파업을 결정하고 이날 야간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공문을 통해 추가 교섭을 요구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13일부터 전면파업으로 전환했다.

사측은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하기 위해 13일부터 부분 생산체제를 도입하고, 자발적으로 근무를 신청한 임직원들을 생산라인에 재배치해 부산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은 현재 가동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의 부분 생산 체제 운영 결정은 출고 대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한 회사의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특히 이 기간 동안 생산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한 검수를 진행해 품질이 평소처럼 유지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년 만의 신차 생산' 르노코리아, 노사 갈등에 '판매 반등' 물 건너가나

▲ 르노코리아 노사가 지난 7월15일 부산공장에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양산 개시와 1호차 생산을 기념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3조2914억 원, 영업이익은 1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3%, 37.7% 감소했다. 순이익도 21.6% 줄어 약 984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판매량은 내수 2만2048대, 수출 8만2228대로 총 10만4276대에 그쳤으며, 신차 부재 등으로 인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5%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1~8월 르노코리아의 전체 판매량은 5만60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3% 줄었다. 7월 내수 판매량은 1469대, 8월에는 1350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3.8%, 10.1%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3월 XM3(옛 아르카나) 이후 올해 4년 만에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7월부터 부산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누적 사전 예약 대수가 1만7천 대를 넘으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올해 1~8월 르노코리아의 누적 내수 판매량 1만4032대보다 많은 수치다.

르노코리아가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그랑 콜레오스의 안정적 생산과 판매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달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이지만, 노사 갈등이 심화하면서 그랑 콜레오스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4년 만의 신차 생산' 르노코리아, 노사 갈등에 '판매 반등' 물 건너가나

▲ 르노코리아가 국내에 4년만에 출시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


회사는 이 달에만 4천여 대의 그랑 콜레오스를 출고할 계획이었지만, 파업이 더 길어지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차 효과는 일반적으로 출시 후 3~4개월 사이에 집중되지만, 초기 생산 차질로 공급이 지연되면 실적 반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전면 파업 기간에도 부분 생산체제를 운영하며 그랑 콜레오스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며 “신차 생산에 모든 임직원이 전념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상 테이블도 계속 열어두고, 조속히 대화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르노코리아 노사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르노코리아만 임협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 KG모빌리티, 한국GM은 모두 교섭을 타결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