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 시기가 지연되더라도 HBM 수요는 크게 증가하며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HBM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 출시가 늦어져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는 강력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사의 HBM 생산 증가가 DDR5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유력해지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일 “3분기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시장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엔비디아 블랙웰 출시 지연도 부정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디지타임스는 내년부터 인공지능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 용량이 크게 늘어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3사의 가파른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최근 다소 침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 초부터 가격 하락세가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도체 기업들의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HBM 공급 성과에 시장의 기대감도 낮아졌다. 엔비디아가 신제품인 블랙웰 공급 시점을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로 미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하반기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H100 등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전망치가 최근 들어 상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제품인 블랙웰 시리즈 제품 출시가 늦어지자 IT 고객사들이 기존에 출시된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주문을 늘리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블랙웰 제품 공급 시기가 지연되더라도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HBM 수요에 대응하며 충분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새 인공지능 반도체에 적용되는 HBM3E 메모리 용량이 이전 세대 제품에 탑재된 HBM3과 비교해 약 36% 늘어나면서 성장 기회를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특히 내년 하반기 상용화될 HBM4 규격 반도체가 더욱 중요한 기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고객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일시적 침체기를 넘어 장기간 호황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제조사들의 생산 투자가 당분간 HBM에 집중돼 DDR5 D램과 같은 기존 주력 제품의 공급 부족을 이끌며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어서다.
디지타임스는 DDR5 D램의 시장 침투율이 높아지고 서버 고객사들의 수요도 늘어나면서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4분기 D램 가격은 10% 가까운 상승폭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연말 성수기 전자제품 제조사들의 재고 수준이 변수로 꼽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