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중국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가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반도체 생산공장 참고용 사진.
이에 중국 정부는 무역보복을 비롯한 여러 대응 수단을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일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인공지능 반도체 규제 수위를 높이려 하고 있다”며 “이는 반드시 대응 조치를 불러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정부는 중국이 수입할 수 있는 반도체 품목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주로 공급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용 HBM을 대중국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계획도 논의되고 있다. 이는 주로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이러한 조치로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춰 자국의 우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적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규제 상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반드시 맞서야 할 때가 온다면 다양한 대응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무역보복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기술력을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시도는 역풍만을 불러오고 말 것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여파가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역보복 대상을 미국 이외 동맹국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미국 규제에 대응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를 그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실제로 미국에 맞설 수단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자국에 타격을 감수하고 무역보복 조치를 본격화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데다 미국이 규제 수위를 더 높이며 대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도 이번 보도에서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규제 강화를 규탄하는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 구체적인 대응 방법은 예시를 들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 언급한 무역보복 등 대응 가능성은 미국 이외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한 여론전 차원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매년 대량의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의 규제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미국의 압박에 언젠가는 맞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