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가운데 애플이 최근 자체 생성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하는 모바일 프로세서(AP)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기 아이폰16의 AI 기능 대폭 업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AP인 '엑시노스' 시리즈가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애플 AI폰 경쟁 승패는 AP가 좌우, ‘엑시노스2500’에 드리운 먹구름

▲ 애플이 강력한 모바일 프로세서(AP) 기술력을 앞세워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자체 개발 AP '엑시노스'. <삼성전자>


27일 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6 프로 모델에 자체 개발한 고성능 AP를 탑재, 갤럭시S24 시리즈를 능가하는 AI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IT전문매체 WCCF테크는 팁스터(IT 정보유출자) 메이플 골드를 인용해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6 프로와 프로 맥스에 탑재될 A18 프로세서는 애플이 최근 출시한 M4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M4는 최신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된 AP로 애플의 역대 칩셋 중에서 가장 빠르다. M4의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초당 38조 회(38TOPS)에 달하는 속도로 AI 연산을 처리한다. 이는 AI 노트북에 탑재되는 프로세서 수준으로, 인텔의 메테오레이크의 NPU(11.5TOPS)를 3배 웃도는 것이다.

반면 갤럭시S24 시리즈에 적용된 엑시노스2400은 애플 M4는 물론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에도 성능이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능평가 사이트 긱벤치에 따르면 AI 성능을 가늠하는 NPU 머신러닝 항목에서 애플 A16 바이오닉이 적용된 아이폰15와 15플러스는 3200~3300점대, 15프로와 15프로맥스는 3600점대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엑시노스2400이 탑재된 갤럭시S24와 S24 플러스는 400점대를 기록했다. 일부 진단 항목에서 점수 측정이 제대로 안 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제대로 측정해도 애플 칩에 비해 머신러닝 성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 엑시노스2500도 삼성 파운드리 공정 문제로 발열과 에너지 효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예상보다 낮은 3나노 파운드리 수율로 '엑시노스2500'이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퀄컴은 갤럭시S25의 유일한 AP 공급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갤럭시S25 시리즈가 '온 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 기능 제공) 기능 확장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AP 성능이 뛰어나야 AI 기능 실행속도가 빨라지고, 더 많은 매개변수를 갖춘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애플 AI폰 경쟁 승패는 AP가 좌우, ‘엑시노스2500’에 드리운 먹구름

▲ 갤럭시S24 시리즈. <비즈니스포스트>

 
이는 차세대 AI폰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주요 AI 서비스가 외부 서버를 통해 작동하는 한편 기능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갤럭시S25 시리즈에서 이같은 AI 성능를 개선하지 않으면 애플에 AI폰 우위를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갤럭시S24의 신규 기능들이 진정한 온 디바이스 AI 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실시간 통역과 이미지 보정 기능도 사용자에 맞춤형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전히 단순 보완 수준이며, 일부 기능은 온 디바이스 AI가 아니라 네트워크와 연동되고, 하드웨어 스펙도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엑시노스2500이 전작보다 크게 개선되고 애플의 A18과 성능 격차를 좁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2500의 양산 시점을 올해 말로 잡고 있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2500이 수율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반도체 업계 일각의 지적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