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인수후보로 선정되면서 기존 기체 도입 계획에 변화가 예상된다.

중단거리 지역을 오가는 소형화물기만 보유했던 에어인천은 인수전 참여 전부터 중장거리 지역을 오갈 수 있는 대형화물기를 도입하려했는데 인수대상인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에 이미 대형화물기가 많기 때문이다. 
 
‘고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삼키는 ‘새우’ 에어인천, 기체 도입도 변화 준다

▲ 에어인천이 장거리 기체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인수후보로 선정돼 기존 장거리 기체도입 계획의 변화가 예상된다.


17일 에어인천에 따르면 기존 기체 도입계획을 수정해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기체 변경에 대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체 도입계획을 병행하기에는 재무적으로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어인천의 2023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217억 원에 불과하다.

에어인천은 현재 소형화물기 B737-800SF 4대를 운용해 일본, 중국, 몽골, 동남아시아, 인도 등 중단거리 노선에 화물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기 전부터 에어인천은 장거리 노선 진출을 위해 대형화물기를 순차적으로 5년동안 매년 2대씩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대형화물기 도입계획을 추진하던 에어인천이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선정돼 상황이 달라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형화물기 B747F 10대 및 B767F 1대 등 모두 11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을 품으며 장거리 항공화물 노선사업에 새로 진출하고 중단거리 항공화물 노선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평균기령은 약 27년으로 향후 교체수요가 발생할 수 는 점이다. 통상 항공기의 수명은 3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5월29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주력 기종인 B747-400F 1대의 도입가격은 대당 700억 원대 수준이다.

노후 기체의 교체를 위해선 외부 자금수혈이 필요한 셈인데 에어인천은 인수전에서 컨소시엄을 이룬 전략적투자자 인화정공, 재무적투자자 한국투자파트너스·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을 통해 향후 기체 도입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에어인천은 이번 매각에서 인수대금으로 5천억 원을 썼다. 이는 기존 주주 지분매입 대금과 분할 이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신주취득 자금으로 나뉘어 있는데 두 자금의 비중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을 품는다면 점유율 기준 국내 2위 항공화물 운송사업자로 도약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2023년도 국제선 화물 운송실적(순화물 기준)은 56만5400톤으로 전체의 30.4%를 차지한다. 에어인천은 3만9천톤으로 점유율은 2.1%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화물사업을 통해 매출 1조6천억 원을 거뒀다.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벨리카고(여객기 하부화물)의 운송실적(순화물 무게 기준)의 비중은 21.8%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노선에서 쌓아온 화주 네트워크 등을 흡수한다면 에어인천의 수익성도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인천은 2023년 개별기준 매출 707억 원, 영업손실 156억 원을 거뒀다. 물류대란이 해소돼 지난해 항공화물 운임이 낮아지자 적자로 돌아섰다.
 
‘고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삼키는 ‘새우’ 에어인천, 기체 도입도 변화 준다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은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대형화물기를 11대 보유하고 있지만 평균기령이 약 27년으로 향후 교체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에어인천은 박용광 창업자가 2012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항공화물 전용 항공사이다. 사모펀드 소시어스가 2022년 750억 원을 들여 지분 51%를 투자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소시어스가 지분 80.3%, 박용광 창업자가 19.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7월까지 에어인천과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뒤 유럽연합의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