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공격적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일부 제품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호불호 갈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모바일(MX) 사업부가 반지 형태의 갤럭시 링, 갤럭시워치7 등 웨어러블 제품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출시 전 일부 유출된 제품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애플 디자인에 밀린다는 오랜 소비자 평가를 뒤집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웨어러블 제품 디자인 전략을 두고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세계 웨어러블 전자제품 시장은 세계적으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도화된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온디바이스 AI는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을 적용한 웨어러블 기기는 개인 정보보호 측면에서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주로 헬스케어(건강관리)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기술이 중요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5억5790만 개에 달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적용한 다양한 종류의 웨어러블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날 회사는 △반지형 기기 갤럭시링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7 시리즈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3 등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웨어러블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제품 디자인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유출된 '갤럭시워치7 울트라'의 디자인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원형 디자인과 달리 사각형 모양의 프레임 안에 원형 워치 페이스가 올려진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이를 두고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스위스 시계 제조사인 파네라이의 디자인과 닮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팁스터(IT 정보 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제품은 과거 애플워치 울트라의 실패한 디자인을 흉내낸 듯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버즈3 기본 모델이나 프로 모델 중 하나에 애플 에어팟과 유사한 디자인 형태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전해지자, 일부 소비자들은 "에어팟 디자인은 특징적 줄기 부분 때문에 콩나물이나 헤어 드라이기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링'은 세련된 외형 디자인을 갖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분야 선두 업체인 핀란드의 오로라 제품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헬스케어 생태계의 바탕이 되는 웨어러블 제품에서 애플에 크게 밀리고 있다. 대표적 웨어러블 제품인 스마트워치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은 애플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AI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 갤럭시S24 판매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애플에 뺏겼던 출하량 선두 자리를 올해 1분기 탈환했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에서 약진해야 특히 취약한 프리미엄폰에서 애플과 격차를 줄이는데 힘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 점유율에서는 애플의 4분의 1선에 불과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새 웨어러블 제품 출시 전부터 디자인을 놓고 호불호가 엇갈리는 있어 노 사장으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갤럭시북4와 갤럭시S24 디자인에서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은 만큼 새 웨어러블 기기로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의 디자인을 향한 세간의 평가를 높여가야 할 필요성이 크다.
노 사장은 지난 4월4일 자사 뉴스룸에 게시한 기고문에서 “디자인과 기술이 서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시너지를 낼 때 비로소 고객의 삶에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완성된다”며 “본질을 추구하면서도 혁신적이고,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