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반도체 제조사 키오시아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 작업을 재개한다. 키오시아의 일본 욧카이치 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낸드플래시 반도체 제조기업 키오시아가 일본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미뤄졌던 작업을 재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으로 낸드플래시 수요에 가파른 증가세가 예상되자 시설 투자를 확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기업을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17일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키오시아는 이르면 올해 안에 일본 도쿄증시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절차를 다시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키오시아는 도시바에서 분사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전문기업이다.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이 컨소시엄을 통해 56%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베인캐피털이 주요 은행들과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키오시아는 2020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상장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유리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기가 크게 미뤄졌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기업에 비해 키오시아의 경쟁력과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었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로 꼽혔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6.6%, SK하이닉스는 21.6% 점유율을 차지했다. 키오시아 점유율은 12.6%에 그쳤다.
닛케이아시아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키오시아의 상장 가능성이 다시 논의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1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아시아는 키오시아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증설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유력하다.
키오시아가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이뤄내 투자에 속도를 낸다면 낸드플래시 공급 물량이 늘어나 업황에 악영향을 미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분야의 가파른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 증가 전망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