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창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8일 유튜브를 통해 쟁의 찬반 개표 결과를 공개하고, 쟁의행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노조 쟁의 투표 찬성률 97%, 55년 만에 사상 첫 파업 위기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8일 쟁의행위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쟁의 선포식을 진행했다.


노조는 3월18일 오후 5시부터 4월5일 자정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투표에는 사무직노조, 구미 네트워크 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 DX노조 등 5개 노조의 조합원 2만7458명 가운데 2만853명이 참가했다.

투표에 참가한 2만853명 가운데 97.5%인 2만330명이 쟁의에 찬성했고, 반대는 523명이었다.

총 조합원 2만7458명 중에서는 74%가 찬성표를 던졌다.

쟁의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50%를 넘으면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진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투표 결과 발표와 동시에 쟁의 선포식을 열었다. 또 삼성전자에 파업이 발생할 것을 신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다만 당장 파업을 벌이지는 않고, 17일부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타워) 로비에서 노조원 1000명이 모여 피켓 시위 등 평화적 시위를 시작키로 했다. 

만약 노조가 파업을 벌인다면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55년 만의 첫 파업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으로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노사협의회와 임금 조정 협의를 거쳐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국삼성전자노조는 5.1% 인상을 거부하고 있으며, 6.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전국삼성전자노조 가입자 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2만5662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12만명)의 21% 수준이다. 

다만 노조는 2022년, 2023년에도 임금협상 파행 끝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에 나서진 않았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