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10년 만에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아, 곽재선 수출로 흑자 키운다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3월5~7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토레스 EVX 글로벌 출시 행사에서 유럽 매체들과 개별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KG모빌리티 >

[비즈니스포스트] KG모빌리티가 올해 10년 만에 해외에서 국내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KG모빌리티를 16년 만에 연간 흑자로 돌려세운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완성차와 반조립제품(KD), 글로벌 주요 시장과 틈새시장을 아우르는 전방위 수출 확대를 통해 흑자 기조 안착과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4일 KG모빌리티 판매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1~3월) 내수와 수출을 합친 총 판매량은 2만9326대로 전년 동기보다 16.2% 줄었다. 하지만 수출량은 1만71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2%가 증가했다. 1분기 전체 판매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했다.

곽 회장이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인수한 뒤 대표이사에 오른 2022년은 수출과 내수판매 비중이 올해 1분기와 정 반대였다. 당시 수출과 내수 비중은 각각 39.7%(4만5294대), 60.3%(6만8666대)였다. 지난해엔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태평양 지역 등 토레스를 중심으로 한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7년 만에 수출 5만 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작년 수출 판매 비중은 45.6%였다.

특히 회사는 최근 수출 확대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연간 수출 비중은 2014년(7만2011대, 51.1%) 이후 10년 만에 내수 판매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지난달 6일 튀르키예에서 작년 11월 국내에 첫 출시한 토레스 EVX의 글로벌 출시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 곽 회장은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수출 5만 대를 돌파하며 9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토레스 EVX가 글로벌 시장 공략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KG모빌리티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 시장으로, 올해 3월부터 토레스 EVX 판매가 시작되면 (내연기관차) 토레스 뒤를 이어 선풍적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달 20일엔 뉴질랜드 시장에 토레스와 토레스 EVX를 출시했다. 오는 6월엔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도 현지 출시한다.

지난달 28일엔 네덜란드에서 '유럽 부품 콘퍼런스'를 열고 토레스와 토레스 EVX 등의 세계 출시에 발맞춰 사후서비스(AS) 부품 공급 계획 등을 유럽 현지 대리점 대표들과 공유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25억 원을 내며 2007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3조7400억 원을 거둬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곽 회장은 올해 수출 영토를 더욱 넓히고 판매량을 늘려 올해도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토레스 EVX 등의 글로벌 출시와 별개로 올해부터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지로 KD(반조립제품) 수출을 본격화한다.

곽 회장은 작년 상반기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틈새 해외 시장'을 찾아 현지 조립생산 방식을 동원해 KD 공급량을 늘리는 전략을 본격 추진해왔다.
 
KG모빌리티 10년 만에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아, 곽재선 수출로 흑자 키운다

▲ 토레스 EVX. < KG모빌리티 >

그는 지난해 3월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뒤 첫 글로벌 행보로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푸타그룹 아래 킴롱모터와 현지 KD 조립생산과 생산설비 일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베트남 수출물량은 올해 1만5천 대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6만 대, 모두 21만 대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로는 총 6조 원 수준이다.

킴롱모터는 베트남 중부 다낭 인근 산업단지에 KG모빌리티 전용 KD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또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현지 조립생산을 시작한다. 

앞서 2022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SNAM과 현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NAM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사업단지에서 현지 조립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올해 조립생산을 시작하고 앞으로 연간 3만 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계약 물량은 앞으로 7년 동안 렉스턴 스포츠(칸) 9만 대, 렉스턴 7만9천 대 등 모두 16만9천 대다. 

곽 회장은 작년 12월 SNAM과 추가적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 토레스 EVX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27% 증가한 14만7천 대로 잡았다. 첫 출시된 티볼리가 돌풍을 일으켰던 2015년 판매실적(14만4764대)을 넘어서는 목표치다.

내수 시장은 한정된 수요를 놓고 세계 판매량 3위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한국GM, 르노코리아 등과 판매경쟁을 벌여야하는 만큼 KG모빌리티가 판매량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회사가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해외 판매량을 늘리고 토레스 EVX 등 완성차 수출 확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올해 KD 수출에선 1만5천 대가량의 물량이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곽 회장은 수출 등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 전년보다 8배 증가한 영업이익 1천억 원 이상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창사 70년을 맞는 KGM은 올해를 백년대계를 위한 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KGM 브랜드를 국내외 시장에 견고히 안착시키고, 전기 픽업트럭 등 각종 신차 개발과 신시장 개척, KD 사업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판매 확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