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공동체는 1년 시한을 주고 류 대표에 카카오모빌리티의 과제를 직접 해결하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임기동안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류 대표라는 점, 회사의 기술과 신사업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도 그라는 점을 고려한 재선임으로 풀이된다.
류 대표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회사를 둘러싼 법적 리스크 해결이다.
회사는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의혹을 시작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카카오택시 알고리즘 조작 의혹 등 법적 리스크 한 복판에 있다. 류 대표는 이들 정부당국에 소명과 소송, 개선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위해 매출을 과대계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회사는 택시 가맹업체에게 20%의 수수료를 부과한 뒤 광고비 등을 명목으로 16~17%의 비용을 되돌려주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당국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총액법 회계기준을 적용해 20%를 모두 매출로 계상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봤다.
당국은 지난 2월22일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조치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고, 류 대표의 해임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회사는 3월 금융감독원 권고를 일부 받아들여 회계기준을 순액법으로 변경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실적을 다시 공시했다.
▲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가 2022년 10월21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사가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들을 차별할 목적으로 배차 알고리리즘을 조작해 비가맹 택시기사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보고, 2023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25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사는 알고리즘 조작은 억측이라며 공정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알고리즘을 개편과 택시업체와 기사들을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키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회사는 2017년부터 회사 상장계획을 앞세워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3조 원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2022년 카카오그룹이 '문어발 상장' 논란에 휩싸이자 상장을 철회한 뒤 별 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가 투자 유치 7년을 지나는 시점이니 만큼, 투자자들의 엑시트 요구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가운데)가 2023년 11월13일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 상생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상장을 위해 법적 리스크 해소와 함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회사는 최근 금감원 권고에 따라 회계기준을 총액법으로 변경했는데, 이에 따라 장부상으로 연간 1조 원의 매출이 6천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택시업계에 다양한 상생한을 제시하면서 본업인 택시중개 사업에서 수익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회사는 지난해 택시기사에 부과하는 실질 수수료 부담율을 기존 기존 3~5%에서 2.8%로 낮추기로 약속다. 또 가맹사업 수익모델을 축소, 새로운 유료구독상품 출시도 중단키로 했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류 대표는 해외 택시플랫폼을 인수하는 등 해외 사업으로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독일 택시중개 플랫폼 '프리나우'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기업 실사와 예비입찰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그룹은 그동안 잘못이 있는 경영진에 직접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는 인사 스타일을 보여왔다.
2022년에도 '스톡옵션 먹튀 사태'에 연루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에 다시 기회를 줬다. 신 대표는 2년 동안 회사에 책임경영 시스템을 심고 안정적 성장을 이끌면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4년 재연임에 성공했다.
류 대표 역시 위기를 돌파해 회사 안팎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류 대표는 지난 3월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를 둘러싼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경영쇄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상생경영 체계를 마련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