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미니밴 스타리아가 기존에 없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앞서 작년 말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로 추가한 기아 카니발은 올해 들어 2월까지 국내에서 전년 동기보다 16.2% 증가한 1만5038대가 팔리며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량 3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스타리아는 5874대로 카니발 국내 판매량의 약 3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스타리아가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계기로 국내 미니밴 시장 '최강자' 카니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시승행사에 참가해 직접 타봤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 독특한 외모 그대로, 압도적 공간이 선사하는 2열의 안락한 주행경험
지난 20일 경기 일산 서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어 고양에서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최상위 트림인 스타리아 7인승 하이브리드 라운지(4614만 원)에 빌트인캠(59만 원), BOSE 프리미엄사운드(64만 원), 2열 플러쉬글래스·수동 선커튼(52만 원), 듀얼와이드선루프(89만 원), 후석 전동식 사이드스탭(68만 원) 등 모든 옵션이 다 들어간 4946만 원짜리 차량이 제공됐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은 기존에 있던 디젤·LPG 모델과 차이가 없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스타리아는 2021년 4월 첫 출시된 모델이 현재까지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출시 4년차로 일반적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주기가 도래했지만 워낙에 미래적 디자인으로 출시됐던 터라 디자인 변경을 건너뛰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리아 외관은 바퀴 위에 모나지 않은 박스를 얹어놓은듯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또 큰 차창 역시 스타리아의 눈에 띄는 특징인데 현대차는 탑승객이 차창 밖의 풍경을 실내 공간 요소로 느낄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런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3열에서 본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경쟁 모델인 카니발이 세대 변경을 거치며 SUV(스포츠유틸리티)쪽으로 디자인 방향을 옮겨가는 반면, 스타리아는 공간 확보가 중요한 미니밴 특화 디자인에 미래적 요소를 더한 디자인을 밀고 나가고 있는 셈이다.
시승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출발해 경기 파주시에 고양시 일대를 둘렀다 돌아오는 약 75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먼저 시승 첫 3분의1가량 구간은 쇼퍼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으로 2열에 탑승해 진행했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착석하자 압도적 공간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실내 2열 다리 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키 178cm의 성인이 2열에 앉았을 때 1열시트와 사이에 다리를 쭉 뻗어도 남을 만한 여유가 있었다. 안전벨트를 매면 센터콘솔 뒤쪽 컵홀더에 놓인 물에 손이 쉽게 닿지 않을 정도였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의 치수는 전장 5255mm, 전폭 1995mm,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 3275mm, 전고 1990mm다. 카니발보다 전장은 100mm 길고 전폭은 같다. 특히 실내공간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는 카니발과 비교해 185mm 더 길고, 전고는 205mm 더 높다.
사실 구체적 수치를 비교하지 않고 눈으로만 봐도 시승차량의 2열 공간은 국산 모든 승용차들을 압도할 정도로 넓었다.
옵션으로 달린 2열의 와이드 선루프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실내 2열. <비즈니스포스트> |
2열 선루프 가리개를 열고 릴렉션 시트 원터치 버튼을 눌러 시트 위에 눕자 달리는 차량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을 보고 누워 있으니 어지간한 긴 이동은 지겨움과 불편함 없이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노면의 상태에 따른 차량의 진동은 잘 느껴지는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단점이라 지적할 수준까진 아니었지만 예민한 탑승객이라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듯 했다.
◆ 잘 해야할 걸 잘 하는 차, 합리적 가격으로 패밀리카 새로운 선택지 될 듯
쇼퍼드리븐 시승을 마치고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부터는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석에 앉으니 디스플레이가 좀 작지 않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실내 1열. <비즈니스포스트> |
물론 높은 전고에 창도 넓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 점도 없지 않지만, 센터디스플레이 정보가 한눈에 잘 안들어오는 감이 있었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에는 각각 10.25인치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카니발은 각각 12.3인치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연결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쓴다.
▲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라운지 실내 1열. <비즈니스포스트> |
직접 운전한 구간에서 시승차량은 점잖고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차체가 크고 전고가 높지만 차체를 움직이는데 불편한 흔들림이나 불안감은 들지 않았다.
시승차량의 정숙성은 뛰어난 수준이었다.
2열에 탔을때와 일반 도로를 직접 운전할 때는 물론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고 속도를 높여나갈 때도 우주선처럼 생긴 차체는 차량 바깥의 바람소리와 노면에서 들러오는 진동음을 훌륭하게 막아줬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들을 강하게 밟아 빠르게 치고나가려 할 때는 시승차량의 가속성능이 충분치 않다는 느낌이 있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시승차량은 시스템 최고 출력 245마력(엔진 최고 출력 180마력), 시스템 최대 토크 37.4kgf∙m(엔진 최대 토크 27.0kgf∙m)의 성능을 낸다.
카니발과 비슷한 성능이지만 시승차량의 공차중량은 2335kg으로 카니발(2165kg)보다 170kg 더 무겁다.
시승차량은 에코모드와 스마트모드, 스포츠모드 등 3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주행모드를 에코모드에서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시승차량은 액셀에 좀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승차량은 만족할 만한 가속성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패밀리카로써 갖춘 넓은 공간과 안락함 등을 고려하면 '장단점이 확실한 차'라기 보단 '잘 해야할 걸 잘 하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비슷한 성능의 카니발 하이브리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의 최상위 트림인 '라운지' 시작 가격은 4614만 원으로 카니발 하이브리드 7인승의 최상위 트림 그래비티(5113만 원)보다 499만 원이나 싸다. 특히 카니발 하이브리드 7인승의 기본 트림인 노블레스(4619만 원)보다도 낮은 가격표가 붙었다.
직접 타본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넓은 실내 공간에 관한 선호가 강하고, 차를 살 때 가격에 높은 우선순위에 두는 소비자에게는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승차량의 연비는 쇼퍼드리븐으로 진행한 약 22km 구간에서 리터당 13.8km, 직접 운전한 약 55km 구간에서 리터당 11.8km를 보였다. 스타리아 라운지 하이브리드(빌트인캠 포함)의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당 12.4km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