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폰 수요둔화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빠른 추격이라는 겹악재를 맞았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올레드(OLED) 제품다각화 작업에 속도를 내며, 모바일 올레드 사업 편중에 따른 경영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폰 판매둔화에 중국 추격까지, 최주선의 돌파구는?

▲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제품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면서, 애플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실적 악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애플은 중국 화웨이의 현지 급부상에 따라 4분기 중국 매출이 13% 감소하며, 아이폰 실적둔화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 대부분이 모바일 올레드 패널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며 “아이폰 판매가 감소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중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이 기업의 2023년 4분기 모바일(소형)용 올레드 패널의 매출비중은 90% 후반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MX사업부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의 양대 고객사로 꼽히는데, 애플의 부진은 이 기업에 직격탄이 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까지 스마트폰용 올레드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잡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저렴한 가격과 자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중국 판매 급성장에 힘입어 2023년 4분기 모바일 올레드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44.7% 늘렸다.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유율 50%로 BOE(16.2%)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며 1위를 지켜냈지만, BOE가 빠르게 점유율을 좁혀오고 있다. 지난 4분기 BOE는 스마트폰용 폴더블(접는) 올레드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출하량 점유율에서 앞지르기도 했다.

게다가 스마트폰 올레드 시장은 점차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폰 판매둔화에 중국 추격까지, 최주선의 돌파구는?

▲ 올레드(OLED) 모식도.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올해 신사업에 보다 무게를 싣는다는 방침이다.

최 사장은 지난 1월2일 시무식에서 올해 사업의 방점을 △8.6세대 IT용 올레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확장현실 등에 쓰이는) 차세대 마이크로 올레드 등에 두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이 점찍은 분야는 기존 스마트폰 올레드 시장과 비교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2022~2027년 올레드(아몰레드+마이크로 올레드) 시장에서 확장현실용(AR/VR)이 연평균 81%, 태블릿용이 57%, 자동차용이 56%, 노트북용이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올레드 시장이 연평균 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조된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최근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소형 올레드 디스플렝 시장에서) 업계 우려처럼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원천기술, 제조 노하우, IP(지적재산권), 안정적 SCM(공급망관리) 등은 업력이 쌓일수록 가치가 배가되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 부사장은 “올레드 사업 초기부터 집중한 기술 차별화를 계속 진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지켜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