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가 확장현실(XR) 관련 기술을 맡고 있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팀을 연구소 조직에서 분리해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분리해 위상을 강화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 먹거리로서 확장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XR 조직 위상 강화, 최주선 미래 먹거리 '올레도스' 키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확장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챙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이 최근 연말 추가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확장현실 기기에 필수적인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올레드(올레도스)' 원천기술 고도화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사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걸쳐 확장현실 디스플레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외연을 넓히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 11월에는 모회사 삼성전자로부터 올레도스 관련 기술 사용권을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미국기업 이매진(eMagin)을 인수하면서 올레도스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이매진은 ‘RGB 올레도스’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다가 이미 군사, 항공, 의료,산업용으로 확장현실 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이매진이 보유하고 있는 ‘RGB 올레도스’ 기술은 경쟁사인 소니의 ‘화이트올레드(WOLED)’ 기술보다 휘도(밝기), 명암비, 색재현 등에서 앞서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확장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 사장이 이처럼 올레도스 사업 진출에 고삐를 죄는 것은 확장현실 기기 시장이 내년부터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규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 출시된 메타의 확장현실기기 퀘스트3을 향한 시장의 반응이 양호한 가운데 내년 상반기 중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효과로 2024년 확장현실 기기 출하량은 올해보다 55.6% 성장한 1588만 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확장현실 기기 시장은 내년을 시발점으로 삼성전자와 중화권 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에서 2026년 본격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 XR 조직 위상 강화, 최주선 미래 먹거리 '올레도스' 키운다

▲ RGB방식과 화이트올레드 방식 올레도스 구조 비교. <삼성디스플레이>

이와 같은 전망에 더해 애플이 비전 프로의 최초 공급물량을 예상보다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최 사장이 올레도스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IT매체 자이미안(Jiemian)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수율 개선으로 애플 비전 프로에 공급할 올레도스 생산능력을 100만 대까지 키워낸 것으로 파악된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 비전프로의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가치사슬 안에서 중국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최주선 사장으로서는 소니 및 중국기업과 경쟁에서 이겨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력 강화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 놓여 있다.

최 사장은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안정을 추구하는 기조에 맞춰 신임을 받은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레도스 시장에 올라타기 위한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장이 최근 조직개편에서 확장현실(XR) 관련 기술을 맡고 있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팀을 연구소 조직에서 분리해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뽑아낸 것도 올레도스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으로 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미래 디스플레이 민관 협의체 출범식’에서 확장현실 기술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초기 출혈이 있더라도 미래 시장 개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도 최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확장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과 전후방 밸류체인 구축에 힘써 리더십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