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지난 13일 울산 정기차 공장 기공식을 마친 뒤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를 유지하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 “기존에 해왔던 투자고 비용절감 등의 방법도 고려해야겠지만 큰 틀에서 전기차 수요는 어차피 늘어날 것으로 봐 운영의 묘를 살려볼 생각이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홍현성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고 있다. 홍 대표는 해외 플랜트 전문가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기간을 키지는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실제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2021년 11월 완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쿠웨이트 액화천연가스 수입터미널(KLNG) 프로젝트 현장소장을 맡아 공사기간을 6개월 이상 단축하며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 건립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정률(완성공사액/기본도급액)을 보면 미국 조지아 현지 전기차 공장 94.05%, 조지아 현대모비스 공장 신축공사 54.42%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44.25%포인트, 28.96%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조지아 현지 전기차 공장과 현대모비스 공장 완공 예정일은 각각 2024년 12월31일, 2024년 7월30일로 공사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2차전지 관련 공장을 지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추가 수주를 확보해 실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합작공장, SK온 헝가리 배터리 1·2공장, SK넥실리스 폴란드 동박 공장 등을 수주해 지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SK넥실리스 폴란드 공장 신축공사의 3분기 기준 공정률은 50.37%로 직전 분기(36.94%)보다 13.43%포인트 더 진척됐다. 완공 예정일은 2024년 9월27이다.
현대차그룹이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투자해 조지아주에 짓는 배터리공장 건설 역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속도를 맞춰야하기에 본 계약이 체결되면 홍 대표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6조5천억 원, LG에너지솔루션과 5조7천억 원을 각각 공동투자해 조지아주에 각각 30GWh, 35GWh 규모로 합작공장을 짓는다. 2025년 하반기부터 배터리 공장을 가동해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가운데 3조8천억 원에 이르는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투자의향서(LOI) 등 협약을 체결한 뒤 올해 말 본계약을 맺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현대건설이 대규모로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프로젝트(6조5500억 원), 자푸라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3조1천억 원) 등도 함께 수행해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매출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 7월14일 폴란드에서 열린 현대엔지니어링과 PGZ의 폴란드 건설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식 참석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크시스토프 솔라 PGZ 부사장, 발데마르 부다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 <현대엔지니어링>
이와 별도로 홍 대표는 앞으로 열릴 우크라이나 재건시장에 적극 참여해 수주잔고를 든든히 확보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2033년까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4106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USNC(캐나다)-그루파아조티폴리스(폴란드) 3자 초소형모듈원자로(MMR)사업 협력 및 현대엔지니어링-PGZ(폴란드) 건설 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4일부터 2일 동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2023 우크라이나 재건 박람회’에 참여해 재건사업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우선 강점을 지닌 모듈러 공법을 통해 인프라 건설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경기 영덕 행복주택을 준공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모듈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수주 및 관리에 힘쓰겠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과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