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통화기금(IMF)은 1일 '세계 기후 부채 청산 보고서'를 발표하고 탄소배출 책임에 따라 공평하게 기후 부채(climate debt)를 분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은 워싱턴 DC 펜실베니아 애비뉴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 본부. <위키미디아 커먼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제통화기금(IMF)가 세계가 탄소 배출로 일으킨 피해액 즉 기후 부채(climate debt)를 산출한 결과 피해액이 2035년에는 18경 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금까지 기후 부채를 가장 많이 진 나라는 미국이며 앞으로는 중국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1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로 입는 피해를 구체적인 수치로 환산한 '세계 기후 부채 청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안훙 리우 국제통화기금 분석가와 베네딕트 클레망 에콰도르 아메리카 대학 교수 그리고 산지브 굽타 세계개발센터 선임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해 발표했다.
기후 부채(climate debt)란 탄소 배출로 벌어진 부정적 기후변화가 입힌 피해를 국가별 경제 규모와 화석연료 사용량 등을 종합해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59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적으로 누적된 기후 부채는 59조 달러(약 7경7986조 원)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자들은 기후 부채가 2019년부터 2035년까지 추가로 80조 달러(약 10경5744조 원) 늘어나 139조 달러(약 18경3640 원)이 될 것으로 봤다.
2018년까지 가장 많은 기후 부채를 만든 국가는 미국으로 14조 달러였고 그 다음이 10조 달러를 보유한 중국이었다.
2018년 이전까지 1인당 가장 많은 기후 부채를 진 것은 유럽연합(EU)이었는데 2019년부터는 중국이 유럽연합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기후정책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은 1인당 기후 부채 생산이 2018년 이전 약 2만2천 달러에서 2035년까지 1만5천 달러 미만, 미국은 4만 달러 이상에서 3만 달러 미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자들은 각국이 발표한 2030년 국제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충실히 지킨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누적된 기후 빚에서 9조6천억 달러(약 1경2676조 원)를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2015년 파리협약에서 합의한 산업화 이후 기온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시나리오로 탄소 감축을 확대하면 추가로 6조5천억 달러(약 8583조 원)를 상환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에 기후 부채 규모 증가를 억제하고 최종적으로는 기후 부채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 추가과세와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상 현행 정책만으로는 기후 부채를 완전히 청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이러한 정책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개발도상국들을 선진국들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 부채를 가장 많이 만들어낸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부담을 나눠 지는 것이 공평한 분배 방식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국제통화기금은 이번 보고서 발표 이전에도 비슷한 의견을 내면서 개발도상국들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6월 기자회견에서 "극심한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나라들이 부채 상환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국제통화기금)는 각국의 부채 상환을 위한 기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