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중국서 재도약 모색, 노태문 무기는 보급형 폴더블폰

▲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은 보급형 폴더블폰 라인업을 넓혀 중국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도약의 기회를 찾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은 보급형 폴더블폰으로 제품 라인업을 넓혀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급형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팁스터(IT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가 X(과거 트위터)에 올린 글을 “삼성전자는 2024년 이후 폴더블폰을 더욱 저렴하게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갤럭시Z폴드6·플립6를 출시한 뒤 폴더블폰 FE(팬에디션) 모델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제품 검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FE 시리즈는 기존에 출시된 고가 제품의 디자인과 핵심적 부품 사양은 유지하면서도 재고부품을 활용하고 부가적 기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춘 모델이다.

삼성전자의 기존 폴더블폰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단점으로 꼽히는 만큼 노 사장이 보급형 제품을 내놓으면 시장점유율 확보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의 중국 시장출고가를 각각 7499위안(135만 원), 1만2999위안(238만 원)으로 책정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1천 달러(약 134만 원)가 넘는 제품의 비중은 2022년 2분기 92.8%에서 올해 2분기 54.6%로 감소했다. 중국의 주요 폴더블폰 업체들이 폴더블폰 관련 기술력을 갖추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4만 원 이하 폴더블폰의 비중이 커지는 중국시장 흐름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에 보급형 폴더블폰이 필요하다는 진단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2024년까지 800달러(약 107만 원) 미만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급형 폴더블폰이 800달러 미만으로 출시되면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폴더블폰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국서 재도약 모색, 노태문 무기는 보급형 폴더블폰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 사장이 7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3'행사에서 폴더블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삼성전자의 2023년 1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점유율을 26%로 집계했다. 2022년 1분기 6%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이 1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폴더블폰 신제품을 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더욱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폴더블폰 시장점유율이 갖는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중국의 폴더블폰 시장은 출하량 기준 12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급성장했다. 상반기 출하량은 227만 대로 지난해보다 102%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2023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 폴더블폰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만큼 전 세계 폴더블폰 1위인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폰시장에서 다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산업전문 매체 36kr은 “삼성전자는 지난 1년 동안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10년 전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강세에 힘입어 재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공급망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레드(OLED)디스플레이 납품업체로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확보하고 있다. 폴더블폰에는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올레드가 활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2000년도부터 올레드 연구를 시작했지만 현재 중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BOE는 2011년은 되서야 올레드 연구에 들어간 만큼 기술격차는 크다.

화웨이는 중국 폴더블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BOE로부터 디스플레이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최근 BOE가 특허 문제로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소송을 당하면서 화웨이의 디스플레이에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노태문 사장도 보급형 제품으로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노사장은 7월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망 파트너와 함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매우 많은 리소스(자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시점부터 보급형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