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중공업이 수주에 속도를 내며 3년 연속 목표 달성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경쟁력이 높은 해양플랜트에서 수주 성과를 내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수주와 영업실적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경쟁력이 높은 해양플랜트 사업도 확대하는데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 조선업계 안팎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과 약 4조 원 가량의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건조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버그린이 발주한 선박은 대형 메탄올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으로 1척당 1만6천 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 단위)급 용량이다. 전체 발주 선박 24척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16척, 일본 니혼조선이 나머지 8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 한 척당 구매가격이 1억8천만~2억1천만 달러(약 2300억~2700억 원)로 총 발주액은 50억 달러로 알려진 만큼 삼성중공업의 수주 규모는 33억 달러(약 4조2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계 수주금액은 지난달까지 3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번에 수주하게 되는 금액을 합산하면 수주금액은 65억 달러가량으로 늘어나며 올해 수주 목표치인 95억 달러의 70% 수준에 근접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밖에도 하반기에 여러 수주 후보군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에서 발주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카타르는 현재 7700만 톤가량인 연간 LNG 생산량을 2025년 1억1천만 톤, 2027년 1억2600만 톤까지 늘리는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운반선도 대량으로 발주하고 있다.
카타르의 국영석유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2020년 선제적으로 국내 조선사들과 100척 가량의 LNG운반선 건조 슬롯을 예약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카타르에너지로부터 54척을 수주했는데 올해 2차 물량이 30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중공업도 여기서 13~15척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LNG운반선 가격은 2억6천만 달러 수준이다.
대량 구매에 따른 약간의 선가 할인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삼성중공업이 30억 달러 넘는 수주잔고를 쌓을 수 있는 규모다. 카타르발 LNG운반선 수주까지 성사되면 올해 수주목표는 달성될 공산이 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보다 높은 수주목표치를 설정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올해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낮춰 잡은 것과는 대조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도 수주목표를 넘기면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업실적도 좋은 편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조선3사에서 유일하게 분기 영업흑자를 거뒀다. 애초 HD한국조선해양도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과거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의 하자배상 비용이 반영되며 최종적으로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삼성중공업 영업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을 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395억 원과 38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확대됐을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저가 수주 분량은 모두 털어내고 선박 가격 상승추세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수주 성과를 늘려온 만큼 앞으로 꾸준히 매출이 확대되고 수익성도 함께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이 기세를 몰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수주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삼성중공업이 조선3사 가운데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분야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건조된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4척 모두 한국 조선사가 만들었는데 이 가운데 3척을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다. 나머지 한 척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