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5월 반도체 수입물량 20% 감소, 미국정부 견제전략 효과 나타나

▲ 중국 반도체 수출입물량이 감소세를 보인다. 미국이 '칩4 동맹'을 앞세워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는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반도체 기판을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 국기를 엇갈리게 놓은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한국 등 주요 동맹국과 함께 중국 반도체산업을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중국 반도체 수출입물량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생산량은 소폭 늘면서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효과를 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수출입과 세관 업무를 담당하는 해관총서(GAC)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반도체 수출입물량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이 2023년 1월부터 5월까지 수입한 반도체 집적회로(IC)는 모두 1865억 개로 작년 동기보다 19.6% 줄었다.

중국이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 수입한 반도체 물량은 2021년보다 10.9% 줄었는데 반도체 수입물량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수출량도 감소했다. 중국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세계시장에 공급한 반도체 수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7% 줄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 대만을 포함하는 ‘칩4 동맹’을 앞세워 중국 반도체산업을 견제하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및 대만에서 모두 대중국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5개월 동안 반도체를 포함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모두 26.7% 감소했다고 전했다. 

일본과 대만이 중국으로 보낸 수출품의 액수도 각각 17.6%와 26.2%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수입액이 6.7%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칩4 동맹의 주요 세 국가 모두 대중국 수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반도체 수출을 줄인 것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 물량이 향후에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정책에 계속 동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5월23일 첨단반도체 제조장비를 포함해 23개 반도체 관련 품목을 수출관리 대상으로 규정했고 7월23일부터 정책을 시행한다.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대중 수출 통제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은 한국에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 증가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요청을 해왔다. 

중국이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을 규제하면서 반도체 공급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한국 업체들이 빈자리를 채우지 않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의견을 전했다. 

주요 반도체 공급국가들이 미국의 대중 견제정책에 영향을 받게 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수출입물량 감소세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는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해낸 집적회로 수량은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 증가한 281억 개로 집계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는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생산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반도체 기업에 행정 및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자국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