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규정한 세제혜택에 힘입어 현지 대규모 투자를 안정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이구영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연초 미국 태양광 투자 계획을 내놨는데 앞으로 미국에서 1위 입지를 다지는데 든든한 디디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총 3조2천억 원 미국 투자와 관련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액 공제 규모는 올해만 1억4천만 달러(약 18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산업과 관련한 세제 혜택은 태양광 공정별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가 적용된다. 태양광 제조는 폴리실리콘에서 결정화 시켜 잉곳으로 만든 뒤 잉곳을 얇게 절단해 웨이퍼로 가공하고 이를 세정과 도핑, 삭각 공정을 거쳐 셀로 제조하고 각각의 셀을 결합해 모듈을 완성하는 단계를 거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건을 보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은 kg(킬로그램)당 3달러, 웨이퍼는 ㎡(제곱미터)당 12달러, 태양광 셀은 W(와트)당 4달러, 모듈은 와트당 7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1.7GW(기가와트)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데 현재 진행하는 증설이 완료되면 올해 상반기 3.1GW로 늘어난다. 그 뒤 2024년 말 8.4GW까지 현지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연간 3.3GW 생산하는 공장을 별도로 건설한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한화솔루션이 받을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규모는 총 7억9200만 달러(약 9501억 원)에 이른다. 총 3조2천억 원의 미국 투자 규모에 비춰보면 30%가량을 약 4년 만에 회수하는 셈이다.
더구나 태양광에 적용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 배터리나 미국 ‘반도체지원법’과 달리 원료의 원산지에 따라 보조금 적용 유무가 결정되지 않는다.
물론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폴리실리콘 등에 대해 미국 정부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를 적용해 공급망 자료 등의 제출 의무화를 포함해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워낙 중국 비중이 높은 탓에 이를 공급망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신규섭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에서 미국이 목표로 하는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공급망 구축’은 요원한 상황”이라며 “이를 타계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자국내 태양광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장으로서는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지킬 대규모 투자를 펼치는데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이 사장은 올해 1월11일 한화솔루션 미디어데이에서 미국 태양광 에너지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2천억 원을 미국 조지아주에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사장은 “솔라허브 조성에 나서는 것은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솔라허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태양광사업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투자를 완료하면 미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퍼스트솔라와 함께 미국 내 최대 태양광 업체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앞으로 미국 태양광산업에서 1위 기반을 다지는 밑바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시장에서 각각 20% 안팎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생산능력이 늘어나면 2025년에는 미국 전체 모듈생산능력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한화솔루션의 미국 모듈 생산능력은 미국 전체 생산능력 대비 14%였는데 30%포인트 확대되는 것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제혜택으로 한화솔루션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부터는 연간 1조 원의 영업이익 상승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