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삼성전자 생산 5G 반도체 안 쓴다, TSMC 3나노 공정 활용

▲ 애플이 내년부터 자체 설계한 TSMC 3나노 공정 기반 5G 통신모뎀 반도체를 아이폰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의 5G 통신모뎀 반도체.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16 시리즈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5G 통신모뎀 반도체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반도체는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현재 판매되는 아이폰에는 삼성전자가 제조한 퀄컴의 5G 모뎀이 탑재되는데 TSMC가 삼성전자의 수주 물량을 대거 빼앗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 공상일보는 6일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애플이 자체 기술로 5G 통신모뎀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역량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5G 통신모뎀은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활용하며 내년 출시되는 아이폰16 시리즈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상일보는 “TSMC가 애플의 5G 통신반도체를 독점적으로 생산할 것”이라며 퀄컴의 5G 반도체 구매를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9년 인텔의 5G 통신반도체사업을 인수한 뒤 자체 통신칩 개발에 집중해 왔다.

퀄컴의 반도체를 사들이는 대신 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면 반도체 구매와 기술 사용료 등으로 지불하는 금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TSMC에서 생산한 5G 반도체를 아이폰에 적용하는 일은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상일보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는 아이폰14 시리즈는 퀄컴의 X65 통신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제조된다.

5G 통신반도체 시장에서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애플의 물량이 사실상 TSMC로 모두 넘어가게 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수주 물량도 TSMC에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최근 모바일 전시회 MWC2023에서 애플과 2024년 통신반도체 공급 계약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애플의 자체 통신반도체 활용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애플은 과거 아이폰과 맥북 등 제품에 사용하는 프로세서를 삼성전자, 인텔 등 다른 반도체기업에서 사들였다. 그러나 최근 자체 기술로 설계해 사용하는 시스템반도체 비중을 늘리고 있다.

TSMC가 지금과 같이 애플의 반도체 생산을 독점하는 한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수주를 늘려 시장 점유율을 늘릴 기회도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5G 통신반도체 탑재와 관련해 영향을 받는 시점은 올해부터가 될 수도 있다.

공상일보에 따르면 애플은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5 시리즈에 퀄컴의 X70 반도체를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당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아닌 TSMC의 4나노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5G 통신모뎀 반도체 이외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칩 등 브로드컴에서 사들이던 다른 통신반도체도 자체 기술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제품도 마찬가지로 TSMC가 생산을 독점하게 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