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도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 '3색 돌파구'

▲ 국내 가구업계는 지난해 주택거래 절벽과 원가 상승 부담의 이중고를 겪으며 가혹한 한 해를 보냈다.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코리아 등 주요 기업들은 가구시장의 한파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각양각색의 해법을 찾고 있다.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리빙파크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가구업계는 지난해 주택거래 절벽과 원가 상승 부담의 이중고를 겪으며 가혹한 한 해를 보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보복소비 풍조가 확산하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냈던 2021년과 사뭇 달랐다.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코리아 등 국내 주요 가구기업들은 2023년 계묘년에 가구시장의 한파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1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 침체와 주택거래량 급감 등 대외 영업 환경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은 가구사업 혹한기를 버티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먼저 단기 처방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선택했다.

한샘은 2일부터 부엌과 수납제품 가운데 일부 제품의 도어·패널·몸통 가격을 평균 2.7% 인상한다. 현대리바트도 같은 날부터 침대·소파·의자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올린다.

반면 이케아코리아는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은 아직 없다. 대신 판매 채널 강화에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가구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거나 영업망을 확대하는 등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우선 한샘은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면서 2월에 출시하는 한샘몰·한샘닷컴의 통합플랫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샘은 통합플랫폼을 통해 시장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가구업계 업황 등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

통합플랫폼은 주력사업인 홈리모델링의 상품 콘텐츠를 담아 고객에게 소개하는 기능과 공사 전반의 진척 상황을 공유하는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

또한 통합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빅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제품 개발 등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플랫폼 고도화에도 활용한다.  

한샘은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서 현재 40명 정도인 개발 인력을 올해 안에 100명 이상으로 늘리고 프롭테크·건자재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한샘은 서울 상암동 사옥을 매각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리바트는 제품 디자인 고급화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모양새다.

현대리바트는 독창적인 디자인 가구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해 디자인 요소를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협업을 국내 아티스트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2020년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을 신설해 약 2년 동안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8월에는 글로벌 아티스트 7명이 참여해 제작한 가구 컬렉션 22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디자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2021년 7월 에이브 로저스 디자인과 함께 126가지 색상 사용에 관한 매뉴얼 '리바트 컬러 팔레트'를 개발했다.

영업망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리바트는 플래그십 전시장 '리바트토탈'을 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리바트는 전국에서 리바트토탈 매장 9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3월 전국 12곳의 직영 전시장을 리바트토털로 재단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리바트토탈 매장의 신규 출점 후보지로는 현재 대전과 광주가 유력하다. 

국내 진출 후 지난해 처음 역성장한 이케아코리아는 분주하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 9월 제11기(2021년 9월~2022년 8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케아코리아는 매출 6223억 원, 영업이익 219억 원을 거뒀다. 제10기(2020년 9월~2021년 8월)보다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25.7% 각각 줄어든 것이다.
 
계묘년도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 '3색 돌파구'

▲ 이케아코리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2023 회계연도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이사가 14일 경기 광명의 이케아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


이케아코리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옴니채널' 전략 강화로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옴니채널이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의 쇼핑 채널을 연계해 소비자가 어떤 채널을 이용하더라도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케아코리아는 전화, 채팅, 온라인 화상 서비스 등 원격 채널로 상담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헤이오더'를 선보였다. 또한 인테리어 전반에 대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를 전 매장 및 원격 채널로 확대한다.

B2B(기업 사이 거래) 부문에도 힘을 준다. 이케아코리아는 B2B 서비스 '이케아포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소규모 사업체를 위한 인테리어 멤버십 프로그램 '이케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지난해 11월에 출시했다.

신규 매장 출점도 준비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는 2024년 서울 강동점, 2025년 대구점을 출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가구업계가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실적 반등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동안 주택시장은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올해 주택거래량을 75만 건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소거래량인 지난해 54만 건보다 39% 늘어난 수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부터는 집값 급락세가 꺾이고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택거래가 회복하겠다"며 "다만 이전 10년 평균 거래량인 97만 건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