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이 20%에 불과해 자체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미국 주도의 반도체동맹(칩4) 참여가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일 ‘최근 반도체장비 교역동향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내 “반도체장비 수출국(미국·일본·네덜란드)과 최대 수입국(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반도체장비 시장에 내재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단기적으로는 동맹국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장비 국산화율 20%, 한국무역협회 "칩4 참여와 투자 병행해야”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반도체장비 국산화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진은 ASML의 EUV(극자외선) 반도체장비.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은 30%대 수준이며 특히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은 20%로 추정된다.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약 20%)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약 50%)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주요 반도체장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반도체 설비투자가 늘어날수록 핵심 장비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반도체장비의 3대 수요국은 한국·중국·대만으로 한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반도체장비가 중화권에서 소비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반면 세계 반도체장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위 5대 글로벌 반도체장비업체는 모두 미국·일본·네덜란드에 소재하며 3개국이 핵심 반도체장비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의 조치로 반도체장비 3대 수출국 중 하나인 미국과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반도체장비 교역이 어려워지면서 향후 반도체장비 교역에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반도체장비 다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며 최근 첨단 반도체장비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반도체장비 조달을 위해서는 동맹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반도체장비 수출 금지 조치로 사실상 14나노 수준에서 정체되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한국은  반도체장비 강국인 미국·일본·네덜란드와 우호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첨단 장비 선점에 집중하여 후발주자인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반도체장비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2026년까지 향후 5년 동안 340조 원을 투자하여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를 가속화하고 2030년까지 반도체 소·부·장 자립화율을 현행 30%에서 50%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당장 수입 대체 및 국산화가 어려운 첨단 반도체장비를 고려하면 칩4에 참여할 당위성은 더욱 크다”며 “단기적으로 칩4를 통해 반도체장비 3대 수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병행하여 핵심 장비의 국산화율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