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업체 오포와 비보가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순위권에 오르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는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과 판매전략으로 주목받았는데 오포와 비보가 주류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장기적 마케팅전략을 짠 것이 샤오미를 제친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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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송중기씨를 모델로 내세운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 티저 광고. |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에 이어 세계 4위 업체로 급부상한 것이다.
오포는 SA가 조사한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에서도 4.1%로 4위를 차지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비보 역시 2.8%로 5위에 올랐다.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둔화하는 가운데도 오포는 올해 54%, 비보는 48%의 연간 출하량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포와 비보는 모두 중국 BBK그룹의 자회사다. 두 제조사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합치면 사실상 화웨이를 뛰어넘는 3위 업체다.
오포와 비보가 이처럼 스마트폰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두 업체가 시장을 차별화해 공략하고 연예인과 영화 등 주류 미디어를 활용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는 점이 꼽힌다.
블룸버그는 “오포는 주로 저가형 스마트폰을 출시하지만 이례적으로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에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며 “빠른 시장확대에 효과를 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같은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성능과 디자인도 유사해 제품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다. 오포는 이에 대응해 제품 출시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보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배우로 평가받는 한국의 송중기씨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후원해 주연 캐릭터 아이언맨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로 등장했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비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만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출시된 차별화된 브랜드”라며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끊임없이 도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포와 비보의 이런 전략은 초반에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과 판매전략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인기가 급락한 뒤 뒤늦게 전략을 바꾸고 있는 샤오미와 비교된다.
샤오미는 높은 체감성능의 스마트폰을 낮은 가격에 내놓는 브랜드로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지만 점차 유사한 제품을 내놓는 현지 경쟁업체에 밀려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빠르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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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오포와 비보가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
샤오미는 올해 최초로 세계 이동통신박람회 ‘MWC2016’에서 신제품 ‘미5’를 공개하는 등 뒤늦게 전략을 선회하고 있지만 이미 오포와 비보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오포와 비보가 세계시장에서 ‘무서운 신예’로 꼽히지만 사실 오포는 2008년, 비보는 2009년부터 스마트폰을 판매한 업체로 2010년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보다 앞서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십 개 업체가 난립한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은 오포와 비보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화웨이마저 뛰어넘어 삼성전자 등 대형 스마트폰업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