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연제구 망미주공아파트는 이국적 정취의 테라스 단지로 유명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
[비즈니스포스트] “요즘 아파트들 세련되게 짓던데, 우리 아파트 그냥 평범한 성냥갑 아파트로 재건축되는 건가요?”
한창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한 아파트 단지 조감도에 대해 지역 부동산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최근 아파트시장에서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고급화, 차별화의 한 요소로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 망미주공아파트와 같이 독특한 외관으로 유명세를 탄다면 아파트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이다.
7일 대형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 등을 둘러보면 최근에도 ‘부산의 명물’, ‘영화에 나올 법한 아파트’로 부산 연제구 망미주공아파트를 언급한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 망미주공아파트는 무려 1986년 준공된 아파트로 35년이 지난 오래된 아파트다. 민간 건설사가 세계적 건축가와 손잡고 설계한 아파트도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지은 공공주택이다.
하지만 부산 망미주공아파트는 한국에서 ‘테라스하우스’를 처음으로 도입한 단지다. 이국적 정취로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아파트 명소'다.
▲ 부산 망미주공아파트의 한 테라스 세대 앞에 세워진 하얀 우체통이 정취를 더한다. <부동산R114> |
부산 망미주공아파트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대 2038세대, 23개 동 규모로 조성됐다.
1998세대는 일반 아파트와 다를 것 없는 15층 높이 건물이다.
다만 40세대는 계단식으로 설계된 5층 높이 테라스형 단지로 지어졌다.
망미주공아파트의 테라스형 세대는 부산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경사진 구릉지를 그대로 살려 조성했다. 우리 집 지붕이 윗집의 정원이 되는 형태다.
또 테라스형 세대는 조망권 확보를 위해 1층을 비우는 ‘필로티 구조’가 적용됐다. 자연지형을 이용해 단지에서 발생하는 빗물을 모아 생태연못도 조성돼 있다. 테라스 세대 사이사이에는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중앙정원도 배치돼 있다.
당시 대한주택공사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토목공사비도 절감하고 환경과 조화로운 개발을 추구했다고 테라스형 단지의 설계 취지를 밝혔다.
부산 망미주공아파트는 주민들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곧 사라지게 될 명물 아파트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부산 명륜아이파크 1단지는 한옥 기와지붕을 외관 디자인에 접목했다. < HDC > |
아파트에 한국 전통 가옥방식인 한옥 디자인 등을 접목한 아파트들도 눈길을 끈다.
부산 명륜아이파크 1단지는 한옥의 특징인 기와지붕을 얹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부산 명륜아이파크 1단지는 인근에 부산 유형문화재 제6호인 동래향교가 있다. 이런 입지적 특징을 살려 전체 20개 동 가운데 3개 동을 7층 높이로 낮추고 한옥 기와지붕 디자인을 도입했다.
이 밖에도 외벽은 벽돌, 황토색으로 마감해 한국 전통미를 살렸다. 아파트 하단도 경회루 주춧돌을 본 따 사비석이라는 석재로 마무리했다.
2017년 입주한 서울 교남동의 경희궁자이도 있다.
경희궁자이는 단지 앞쪽이 한양도성 둘레길과 이어지고 경희궁, 덕수궁 등 문화유산과 가깝다.
이를 아파트 디자인에도 반영해 동 출입구에 마당과 마루 등을 도입하는 특화설계를 적용했다. 아파트 외관 역시 한옥 창살과 담장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부산 해운대아이파크는 바다의 파도와 동백꽃을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 HDC현대산업개발 > |
최근에는 조망권 확보 설계와 고급스런 디자인 등으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는 외관 설계에서부터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게 커튼월(통유리) 공법이 적용됐다.
KB부동산 시세 자료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2016년 입주 당시 시세 평균 가격은 18억7500만 원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43억 원 수준에 이른다.
기존 서초구 대장주 아파트였던 반포자이 시세(37억6667만 원)와 비교해도 5억 원 이상 비싼 데는 ‘고급스런’ 외관도 한 몫을 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부산 해운대아이파크도 일반적 ‘성냥갑’ 아파트들과는 다른 곡선형 디자인으로 외관부터 차별화에 힘을 실었다.
해운대아이파크 곡선형 디자인은 해운대의 파도와 동백꽃 등을 표현한 것이다.
해운대아이파크는 올해 3월 전용면적 162.82㎡ 매물이 25억 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새로 썼다. 1년 전 최고가는 21억8천만 원 수준이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