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먹구름이 꼈다.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매각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먹구름', 다시 기업공개 추진 가능성도

▲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진행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 협상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은 카카오가 57.5%를 보유하고 있고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이 약 29%,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6.2%를 갖고 있다. 칼라일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초기 재무적투자자(FI)로서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매각 대상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 협상의 걸림돌로 꼽힌다.

거래 대상 지분의 규모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사모펀드 정도만 감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약 75%를 놓고 MBK파트너스와 물밑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적으로는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57% 지분 가운데 40%,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을 보유하고 있는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29%)과 칼라일(6.2%)의 지분이 매각 대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가 최근 8조5천억 원으로 평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 대상이 된 지분의 가치는 6조375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카카오는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점도 지분 매각 협상의 성사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로 평가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들은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2~3일 만에 과반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20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재무적 투자자들도 넘어야 할 산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초기 재무적 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 아래 지분 매각보다 기업공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카카오가 매각 협상을 접고 기업공개를 추진하더라도 카카오모빌리티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은 극복해야 한다.

올해 들어 공모주 시장에서는 6개의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한파가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도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다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과 관련해 "여러 방안이 검토 중이고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된 제재 절차에 착수하는 등 기업가치에 부정적 요소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골목상권침해, 콜 몰아주기 의혹, 수수료 등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3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모건스탠리, 씨티증권을 상장 주관사단으로 정하고 기업공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2017년 167억 원에서 2021년 5464억 원으로 5년 동안 무려 32.7배가 뛰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25억 원, 순이익 275억 원을 거두며 설립 이후 처음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들어 신사업, 상생, 글로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기업가치 확보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이나 기업공개와 관련된 내용은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안정문 기자